야 대선주자 "병역단축 정치적 이용 안돼"

  • 입력 2006년 12월 25일 16시 26분


코멘트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은 25일 정부가 검토 중인 군복무기간 단축 문제에 대해 대체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군복무기간 단축이 내년 대선을 겨냥한 `깜짝 카드'일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사안의 민감성과 폭발력, 300만~400만 명에 이르는 군 입대 연령층의 표심 등을 의식한 듯 감축반대 등의 직접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정식 발표는 없었던 것 같다"면서 "나도 아이를 군대에 보내봤지만 당사자나 군대 보낼 아이를 둔 부모들은 복무기간을 단축한다면 좋아할 것이다. 현재의 국방력이 어떻게 되는지를 엄격히 따져본 뒤 줄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핵 때문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게 정치적으로 나온 것이 아닌지 국민이 걱정을 할 것 같고, 또 과연 가능하겠는가 하는 점이 있다"면서 "신중하고 철저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복무기간 단축문제를 정치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비서실장인 유정복 의원이 전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이 한마디했다고 해서 정부가 충분한 검토도 없이 복무기간 단축을 발표하고 하는데 안보문제마저 정치에 이용돼서는 안된다"며 "안보상황이나 국민정서, 경제 등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민적 동의하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보에 위협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 대전제"라면서 "이 문제가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문제화 돼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입장발표를 미룬 채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손 전 지사 측근은 "이 문제에 대해선 솔직히 무 자르듯 찬반 입장을 명확히 정리할 수 없다"며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 만큼 전반적인 사안을 함께 검토해 조만간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소장.개혁파의 리더격인 원희룡 의원은 "병력수급 등에 대한 정확한 계산 위에서 이 문제가 나와야 하며 (병력수급 등에) 큰 지장이 없도록 한다면 복무기간 추가감축도 검토 가능하다"면서 "복무기간 단축이 정치적으로 결정돼서는 안된다는데 공감하지만 (야당에서) 대선용 카드로만 일축하는 것은 논의의 장 자체를 봉쇄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급지원병제에 대해서도 "군 체계 자체는 정예병력을 강화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첨단.전문 분야에 대해선 전문군대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군복무기간 단축은 대선을 겨냥한 핵폭탄 투하나 마찬가지로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면서 "해도 해도 안되니까 병역문제까지 대선에 이용하려 하고 있는데 국민의 거센 비난과 준엄한 역사적 심판이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병역자원 수급과 안보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국가 과제로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