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일심회 행적

  • 입력 2006년 12월 8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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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회는 가장 먼저 북한에 포섭된 재미교포 간첩 장민호(마이클 장.44)씨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모아 결성한 이적단체라고 검찰은 8일 규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학 재학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장씨는 친북 재미교포에게 포섭돼 1989년 입북한 뒤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의 지령을 받고 본격적인 간첩 활동을 시작했다.

장씨는 고교ㆍ대학 동문 가운데 과거 운동권 활동 경력이 있는 사람을 포섭 대상자로 골랐으며 이들을 중국의 북한공작원과 접선시키고, 정치권 내부 동향 등을 수시로 보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일심회장' 장민호씨

1981년 용산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 입학한 장씨는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1987년 미주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하던 장씨는 친북 재미교포 김형성(가명)씨로부터 `조선전사', `항일혁명투쟁사' 등 북한 원전을 건네받아 읽으며 주체사상에 빠져들었다.

1989년 2월 스위스, 체코를 거쳐 입북한 장씨는 약 1주일간 대외연락부(당시 사회문화부)에서 주체사상 등에 대해 집중 교육을 받았다.

1993년 1월 미국국적을 취득한 장씨는 1998년 1월 중국 베이징 동욱화원에서 북한공작원에게 "남한 내 통일사업 조직을 만들라'는 지령과 함께 공작금 2천달러를 받았다.

북한의 지령을 받은 장씨는 고교와 대학 동문 또는 사업상 알게된 이들과 만나 포섭대상을 물색했고 1996년 손정목씨, 1999년 이진강씨, 2000년 4월 이정훈씨를 각각 포섭한 뒤 2002년 1월 일심회를 결성하고 이를 북한에 보고했다.

장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5차례, 태국 방콕에서 2차례 북한 공작원과 접선했으며1989년부터 검거 전까지 1만6천500달러를 받았으나 검찰은 이 가운데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2천달러만 기소했다.

◇ 나머지 회원들

연세대 82학번인 손정목(42)씨는 2001년 장씨에게 포섭됐으며 올해 6월 장씨 지시로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민주노동당 인사를 조직원으로 추가 확보하라는 등 지령을 받았다.

손씨는 장씨에게 포섭되기 전인 1998년 10월에도 베이징에서 북한공작원을 만났으나 별도 지령을 받지는 않았으며, 작년 7월에는 자신이 포섭한 최기영 민노당 사무부총장과 북한 공작원의 접선을 주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손씨는 2003년 9월 장씨에게 민노당 중앙당 내부동향을 보고하는 등 올해 10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국가기밀을 북한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고대 82학번으로 고대 삼민투 위원장 경력이 있는 이정훈(43)씨는 2001년 9월과올해 3월 장씨 지시로 북한 공작원과 2차례 만났으며 2001년 9월에는 공작금 2000달러를 받았다.

이씨는 2004년 8월 장씨에게 총선이후 민노당 중앙당 및 서울시당 내부동향을 보고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국가기밀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 당시 장씨의 TV 홈쇼핑에 함께 근무하던 이진강(42)씨는 2000년 9월 장씨에게 포섭됐으며 2003년 4월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3000달러를 받았다.

이씨는 17대 국회의원 총선 직전인 2004년 3월 장씨에게 총선시민연대 발족 상황과 주한미군 재배치 현황, 6.15 공동준비위 사업추진 경과 등을 모아 보고했다.

손정목ㆍ이정훈ㆍ이진강씨가 장씨에게 직접 포섭된 것과 달리 최기영(40)씨는 손씨를 통해 간접 포섭된 사례다.

최씨는 2001년 초 손씨를 만나 작년 2월 뒤늦게 일심회원이 됐으며 같은해 8월 북한공작원과 베이징에서 만나 통일전선사업 전개, 민노당 동향 파악 등 지령을 받았고 손씨에게 민노당 내부동향 등을 10여차례 보고했다.

최씨는 검찰에서 "장씨는 만나본 적도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검찰은 자신의 바로 윗선만 만나고 그 위로는 접촉하지 않는 `단선 연계형'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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