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신당, 친盧 빼고 김근태·천정배 주도해 나갈 것”

  • 입력 2006년 11월 30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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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강창일 의원.자료사진 동아일보
열린우리당 강창일 의원.
자료사진 동아일보
“김근태 의장과 천정배 의원, 두 사람이 중심이 돼 당을 깬 뒤 ‘통합신당’을 주도해나갈 것이다. 그러면 신기남 의원을 비롯한 당사수파와는 완전히 결별하게 된다.”

강창일 열린우리당 의원은 30일 김근태 의장과 천정배 의원이 주축이 돼 당을 깬 뒤 ‘통합신당’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發 정계개편의 중심인물이 여당 의원의 입을 통해 구체적으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은 그동안 2003년 민주당 분당을 주도했던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의 역할을 누가 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 밖에서는 정동영 전 의장이 통합신당에 가세하고 있어 강창일 의원의 말대로라면 ‘천김정(천정배·김근태·정동영)’이 ‘제2의 천신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기남 의원이 빠진 자리를 김 의장이 메운 셈이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여권은 여러 정책들에서 실패했고 아마추어 정치를 했다. 많은 문제를 야기해 국민지지도가 땅에 떨어졌다”며 “살기 위해서는 탈당을 하든지 남든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발언 이후 당내 분위기에 대해 “친노(親盧) 세력 일부를 빼놓고는 노 대통령과 완전히 갈라서자는 게 대세”라며 노 대통령과의 결별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한겨레신문이 29일 실시한 여론조사는 강 의원의 이런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신문이 여당 의원 1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에서 40%(45명)에 가까운 이들이 “노 대통령의 탈당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24.8%(29명)뿐이었고, 36.8%(43명)는 ‘유보’ 입장을 밝혔다.

강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이 노 대통령뿐만 아니라 ‘친노 세력’과도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친노 세력과 같이 가게 되면 신당이 별로 의미가 없다. 포장만 달리 할 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결별 시기에 대해서는 “12월9일 정기국회가 끝나면 완전히 갈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노 대통령이 탈당하면 친노 쪽도 탈당하는 게 순리고 논리적인데 그렇게 안 될 수도 있다”며 “친노 세력이 노 대통령 탈당과 상관없이 당에 남아서 당을 사수하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쪽(반노·비노세력)이 (탈당을) 감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친노 세력과는 한 배를 탈 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강 의원은 향후 정계개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역할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그 분들이 앞장서서 (정계개편을) 주도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김 전 대통령은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다.

강 의원은 ‘천정배·김근태·고건’이 연합하는 ‘범여권 통합신당론’에 대해 “그들이 서로 만나지는 않고 있지만 이심전심으로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천 의원과 김 의장 주도의 통합신당에 고건 전 총리가 참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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