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당 논란 속 '우울한' 3돌 기념

  • 입력 2006년 11월 10일 17시 57분


코멘트
10일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3주년 기념식에서 김근태 당의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축하떡 촛불을 끄고 있다. [연합]
10일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3주년 기념식에서 김근태 당의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축하떡 촛불을 끄고 있다. [연합]
열린우리당이 신당 창당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10일 여의도 당사 대회의실에서 창당 3돌을 자축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내년 '생일상'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열린 기념식이었던 탓인지 이날 행사는 참석자들 사이에서 착잡함과 회한 등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도 현역의원의 경우에는 3분의 1을 조금 웃도는 50여명이 모습을 드러낸 데 그쳤고, 창당 주역의 한명이자 초대 당의장을 지낸 정동영 전 의장은 비공개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화환은 노무현 대통령과 임채정 국회의장, 한명숙 총리, 이용희 국회부의장이 보낸 4개가 전부였다.

행사 시작전 장내에는 우리당 창당 이후 3년을 되돌아보는 동영상이 흘러나왔다.

가수 양희은이 부른 '상록수'가 장엄하게 깔리면서 창당과 대통령 탄핵소추, 탄핵반대 촛불시위, 4대 입법 공방과정의 국회 몸싸움, 총선승리 과정을 담은 화면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김근태 의장은 "동영상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고 눈물이 났다. 가슴이 떨린다. 회한도 생긴다"고 했고, 김한길 원내대표는 "3년을 돌아보는 동영상을 보며 우리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문희상 전 의장은 "만감이 교차하고 눈물나는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김 의장은 창당 3주년 기념사에서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법"이라며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남은 산봉우리를 넘어 창당정신을 실현하는 길로 함께 가자"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보며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개혁의 당위성에 집착해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했고 개혁과 실용을 둘러싼 내부 논쟁에 너무 많은 열정을 소모해 오랫동안 우리를 지지한 분들을 떠나게 했다"고 말했다.

한병도 의원이 낭독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는 "다시 한번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상실한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두 눈 똑바로 뜨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했다.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자 사회를 보던 우원식 사무부총장은 "제가 오늘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왔는데 보라색은 고난과 부활을 상징한다"고 말했고 문희상 전 의장은 "제가 '창당'하면 여러분이 '정신'하시고 '처음'하면 '처럼' 해달라"며 건배사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한편 우리당은 이날 국정자문위원회를 확대 출범했다. 민심을 당에 전달하는 국정자문위는 문희상 전 당의장이 의장을 맡고 있으며 김완주 전북지사, 김혁규 의원, 오거돈 전 해수부장관, 오영교 전 행자부장관, 홍재형 의원 등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김근태 의장은 출범식에서 "열린우리당이 어렵고 참여정부와 대통령도 어려운데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고맙다고 인사드린다"며 "우리가 실패했다는 말 대신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