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당국이 수사중인 국보법 위반사건 3, 4건은

  • 입력 2006년 10월 3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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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당국이 고정간첩으로 추정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 장민호 씨와 민주노동당 전현직 간부 및 386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연루된 ‘일심회 사건’ 외에도 공안당국은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3, 4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물론 검찰, 경찰의 공안부서에서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이 북측과 접촉한 혐의를 잡고 광범위하게 내사하고 있다는 것.

우선 국정원은 5개 사회 노동단체 인사 5명이 올 8월 중국 선양(瀋陽)의 한 호텔에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소속 정책2과장을 만난 사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통일전선부는 대남방송과 해외교포의 포섭을 주로 담당하는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전위 기구. 장 씨 등 일심회 사건 연루자들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접촉한 대외연락부와 함께 조선노동당 소속 4개 대남 관련 부서 중 하나다.

국정원은 이들의 중국 내 행적을 조사하는 한편 이들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투쟁 등에 관해 활동 지침을 전달받았는지를 확인 중이다.

검찰과 경찰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배후세력을 추적하는 등 국내 학생운동 및 시민사회 단체의 국보법 위반 사실 여부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30일 “(일심회 사건과는 별도로) 경찰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안당국이 올해 들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간부의 충성 맹세 서약 전달 사건, 직파간첩 정경학 사건 등을 잇달아 적발해 낸 것을 국정원 대공(對共) 수사부서의 인적 구성 변화와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올 5월 정기인사 때 국정원 내 대표적인 ‘대공 수사통’인 이모 국장이 수도권의 지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안보수사국장으로 발령받았다. 대공수사파트의 2인자인 안보수사단장에는 황모 씨가 승진해 대공수사팀에 합류했다.

이 국장은 1977년 중앙정보부 시절부터 20여년 동안 대공수사를 전담해 왔으며 대공수사부서의 팀장과 과장, 부국장 등을 차례로 거쳤다. 황 단장도 대공수사부서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공안당국 관계자는 “지난번 정기인사를 보고, ‘모처럼 적임자가 대공수사 파트를 맡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국정원 내부에서는 일심회 사건도 김승규 국정원장의 의지 못지않게 수사팀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인지 통상적으로 공안사건은 수사 착수 전부터 국정원과 검찰이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과 달리 이번 사건은 국정원이 철저하게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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