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론'이냐, '개조론'이냐…與 정계개편 시각차

  • 입력 2006년 10월 29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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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정동영 전 의장과 천정배 전 법무장관, 신기남 의원 등 이른바 `천.신.정' 트로이카가 정계개편을 놓고 크고 작은 시각차를 노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당 `해체론'이냐, `개조론'이냐를 두고 극명한 견해차가 존재한다.

천 전 장관은 2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신당창당 논의와 활동을 담당할 특별기구 설치를 건의한다"면서 대통합 신당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이는 당의 발전적 해체를 선결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천 전 장관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통합신당론을 주장한 것을 놓고 대권행보를 공식 선언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는 "오늘 제가 얘기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반면 신 의원은 `선 당개혁, 후 민주세력 연대'를 주장하면서 우리당의 정체성 회복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선 우리당을 똑바로 하고 우리당이 주축이 돼 민주개혁세력의 연대를 이뤄나가야 한다"며 `선 우리당 재건'을 강조했다.

또 구체적인 방법으로 국민에게 우리당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면 당의 리더십을 세울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내년초 대선후보를 선출하자는 조기 대선후보 선출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내에서 가장 많은 세력을 갖고 있는 정 전 의장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정 전 의장의 측근은 "이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으며 아직 명확한 입장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당의 창당은 시대정신을 담고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민주세력의 분열에 대한 책임도 통감한다"고 말한 대목은 통합신당 쪽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정 의장계의 한 초선 의원은 "우리당의 골격을 유지한다는 것은 우리당의 기득권을 내놓지 않겠다는 뜻이어서 굉장히 어렵다"며 통합신당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같은 입장차는 향후 대선국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와도 깊이 연관돼 있다.

`당 해체론', 즉 신당 창당론자들은 대개 노 대통령과의 결별 수순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개조론쪽에서는 노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신 의원은 노 대통령과 함께 가는 길을 택한 것으로 안다"면서 "정 전 의장과, 천 전 법무장관의 경우 이 부분을 깊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천 두 사람이 당 해체와 신당 창당을 기치로 내걸면서도 `노 대통령 배제 반대' 입장을 통해 당내 다수를 신당논의에 끌어들이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천 전 장관이 이날 회견에서 "특정세력 배제는 반대한다. 당정청간 협력을 훨씬 강화해 여당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도 이를 반증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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