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의장, 북핵 관련 EU 대사들과 오찬

  • 입력 2006년 10월 23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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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23일 낮 유럽연합(EU) 대사 14명을 국회 귀빈식당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북한 핵실험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 "이달 9일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후 한반도에 안보불안이 조성되고 있지만 저희는 극복할 자신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저희 힘만으로는 어렵고 여러분의 지혜와 도움이 필요하다"며 조언을 청했다.

핀란드의 킴 루오토넨 대사도 "최근 중국 특사가 북한을 방문한 이후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며 "유엔 차원의 제재가 이행되기 전에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어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되리라 본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기자들이 오찬장을 나가자 EU 각국 대사들은 김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에게 다소 난처한 질문까지 던지며 여당의 입장과 상황을 궁금해했다.

덴마크 파울 호이네스 대사는 "한국내 여야간 이견이 존재하는 것 같은데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김 의장은 "한국 내 이견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고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북핵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같지만 열린우리당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한국의 입장을 존중해달라는 것이고 한나라당은 미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곧이어 오스트리아 빌헬름 돈코 대사는 "열린우리당 내부에도 이견이 있지 않느냐. 왜 단합된 목소리를 못내느냐"고 물었다.

김 의장은 "열린우리당 내부에 일부 이견이 있는 분이 계시지만 국민께는 단합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김한길 대표도 "`햇볕정책'이라고 불리는 포용정책은 열린우리당의 공식입장이고 제가 이것을 당론이라고 했을 때 항의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스웨덴 라르스 바리외 대사는 "북한이 개혁 개방으로 나아갈 진정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고 아일랜드 코너 머피 대사는 "북측은 한국의 입장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북한이 두려움도 있지만 변화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보인다"며 "한국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있던 개성에 공단을 조성한 것도 변화의 시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체코의 토머스 스메칸카 대사는 "북한 내부에도 이견이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김 의장은 "북한 내부에도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다고 본다"며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관광 중단은 북한 내부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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