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최대 위기

  • 입력 2006년 10월 9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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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남북경협 사업인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사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국제적인 대북 제제 흐름에 동참해 사실상 대북 지원 효과가 있는 이들 사업을 중단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6월로 예정됐다가 이달 중순으로 미뤄진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이 또 다시 미뤄지게 됐으며 공단의 존립 자체도 흔들리게 됐다.

개성공단 분양을 맡고 있는 한국토지공사는 1단계 개발면적 24만 평 중 아파트형 공장용지 3만 평, 일반 공장용지 9만 평 등 12만 평을 이달 중순 분양할 예정이었다. 토공은 9일 "남북한 관계와 국제 정세 등 상황을 지켜보며 분양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를 검토했던 한 의류업체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개성공단 진출을 검토해왔지만 북핵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어렵지 않겠느냐"며 입주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미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는 업체들도 공단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시계 제조업체 로만손의 장호선 전무는 "북한 핵실험 등으로 계속해서 위기가 증폭될 경우 개성공단의 장점이 줄고 사업 자체가 존폐 기로에 설 수 있다"며 "사정이 나빠질 경우에 대비해 개성공장 생산 물량을 중국, 홍콩 등의 공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강산관광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아산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북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 회사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될 경우 사실상 회사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게 된다.

이날 하루 종일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현대아산 측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금강산 관광객은 급격히 감소했으며, 가을 성수기인 9월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현대아산 측은 "금강산 관광 예약 취소 문의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의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금강산 관광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금강산 관광 예약객의 대다수인 1100명이 2박3일 일정으로 북한으로 향했다. 단 북한의 핵실험 사실이 발표된 이후에는 오후 여행객 528명 중 10명이 관광을 취소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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