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하루라도 빨리 남북정상회담 해야"

  • 입력 2006년 9월 14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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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북한을 악용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4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창간호와 가진 특별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의 보수 세력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인 '르몽드'의 자매지로 국제문제 전문 월간지.

김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미사일을 가져봤자 미국 앞에서는 어린애 장난감"이라며 "미국 네오콘들이 북핵에 겁을 내지 않으면서 오히려 그것을 악용하고 있다"며 "네오콘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 없다. 중국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했다.

중국을 잠재적인 적으로 여기는 미국 네오콘들이 북핵 문제를 군비 확장의 구실로 삼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도 "악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북한을) 이용하고 있다. 일본 총리가 될 것이 확실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도 결국 북한을 공격해서 인기가 올라갔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지적, "지금 북한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꾸 미국이나 일본의 강경세력이 손뼉치고 좋아할 일을 많이 한다"며 "하루라도 빨리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문제가 풀린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미 동맹에 대해 "좋은 친구로서 동맹관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안 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에) 월남전과 이라크 파병 미2사단 후방 배치 등 결국 줄 것은 다 주면서 좋은 소리를 못 듣고 있다"며 "이렇게 미국에 협력하는 나라가 세계에 몇이나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독일, 프랑스를 대하듯이 한국을 존중하고, 한반도 문제에 있어 발언권을 존중하는 태도를 취해주는 게 옳다"며 "미국에서 온 분들에게 '우리가 만만하냐'고 단단히 이야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6·25의 발생 배경을 두고 "당신네(미국과 소련)들이 냉전체제로 들어가니까 우리가 대리전을 하다시피 동족이 싸웠다"며 "왜 당신들의 책임은 생각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의 전시작전통제권 논란과 관련 "현 정부가 미국과 근본적으로 어긋나는 길을 가려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한국을 만만히 보는 나라는 없는데 다만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못 갖고 있는 게 우리 모두의 불행"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확인은 못했지만 작년 9월 6자회담 합의가 있고 난 다음날 마카오 은행 문제(북한 위폐 문제)가 터져 오늘날 6자회담도 완전히 정지상태가 돼버렸다"며 위폐 문제 발생 시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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