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비싼 수업료 낸다 생각하고 참아달라”

  • 입력 2006년 9월 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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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31일 KBS 특별회견에서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해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비싼 수업료를 낸다고 생각하고 인내해 주시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방송된 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언급 요지.

▽전시작전권 논란=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한나라당이 반대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안 된다. (작전권 환수는) 한나라당 정부였던 노태우 정부가 세운 계획이다. 그 다음에 김영삼 대통령 시절 ‘2000년경까지 전시작전권을 환수할 것이다’라고 명백하게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말해 놓고 지금 와서 왜 뒤집나.

(전시작전권이 환수돼도) 한미 동맹은 아무 문제없다. 국방비 621조 원을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터무니없다. 전시작전권 환수를 안 하더라도 다 들어가게 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군은 1960년대 베트남에 파병했다. 그때 미국이 미군의 작전 통제를 받으라고 했지만 한국이 반대해서 결국 지역을 따로 나누어 받아서 독자적 작전권을 갖고 작전을 했다.

(한미 관계가) 문제가 많다 했는데 내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가서 만나보니까 만날 때마다 아무 문제가 없다. 작년 6월엔 ‘노무현이 한미 동맹 깨먹을 것이다’라고 난리를 치던 주제에 관해서 부시 대통령을 만나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왔다.

▽한미 FTA·코드인사 등=‘코드인사’라고 하는데, 이름이 마땅치 않지만 그것은 책임정치의 당연한 원칙이다. 정부 각 부처엔 항상 낙하산이 내려오지 않나. (현 정부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시키지 않는다.

(지난 3년 반) 후회는 없다. 대통령은 후회하면 안 된다고 한다.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다. 왜 힘든가 하고 돌이켜 보면 일을 너무 많이 벌인 것 같다. 내가 새로 벌인 것은 한미 FTA다. 그러나 이것도 FTA 안 했을 때 어떻게 될 거 같은지 한번 생각해 보라. 멕시코에 우리가 타이어를 팔다가 일본이 멕시코하고 FTA해 버리니까 거기에서 한국 타이어는 지금 굉장히 고전하고 있다. 일본이 먼저 미국과 FTA 교섭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 아마 우리나라에 난리가 날 거다. ‘노무현이 뭐 하느냐’고. 한발 앞서가야 경쟁에서 이긴다.

8·31 부동산 종합대책은 반드시 성공한다. 부동산 투기는 반드시 실패한다. 다들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는데, 작은 집 가진 사람들은 집값 오르면 손해 본다. 그러니 부동산 정책에 대해 너무 저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 경제로 본다면 물가 수출, 성장률 등이 아주 좋거나 정상으로 가고 있다. 그러면 하루하루 어려운 분은 화를 낼지 모르겠는데, 경제가 좋아도 민생이 어려울 수 있다.

▽정부 비판=전시작전권, FTA 등 우리 일부 언론들이 다 해야 된다, 해야 된다 하면서 자기들이 사설 쓰고 기사 쓰고 해놓고 그랬는데 이제 와서 딴소리 하고 흔든다.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잘못은 비판해야 하지만 사사건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우리 정부 공무원들이 전부 자기 업무에 관해 모든 보도를 다 점검해서 정책 제안이 타당한 것은 전부 수용하고 사실과 다른 보도는 대응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모니터하는 방송이 KBS 9시 뉴스다. 받아 적기도 하고 있다. 매우 유익하다. 그걸 가지고 실제로 정책을 몇 번 고친 일도 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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