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 인사협의를 청탁이라니”…楊비서관 인사개입 시인

  • 입력 2006년 8월 18일 03시 09분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이백만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과 함께 인사 청탁의 당사자로 지목한 양정철(사진) 홍보기획비서관이 9일 만에 인사 개입 사실을 시인했다.

양 비서관은 이날 오마이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아리랑TV 부사장 자리를 두고 홍보수석실은 유 전 차관과 몇 차례 상의한 적이 있다. 관련 수석과 비서관들이 함께 상의해서 추천했다”고 여권 인사 K 씨 추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청와대와 부처는 인사문제를 갖고 수시로 협의한다”며 “통상적인 인사 추천 내지 협의를 청탁이라고 말한다면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상자료원장 공모와 관련해서는 “통상적인 인사 협의가 인사수석실과 문화부 사이에 있었다”면서 “그러나 (청와대에서 추천한 사람이) 1차 심사에서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 전 차관과 여러 일로 여러번 상의를 했지만 한 번도 거친 표현이 오간 일은 없다. 인사문제 통화에서 제가 특정인을 놓고 협의하면 유 전 차관은 ‘잘 상의해서 연락드리겠다’는 수준의 대화밖에 없었다”고 말해 아리랑TV 부사장 외에도 유 전 차관에게 여러 건의 ‘인사 추천’을 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민망한 협박성 표현이 화제다. 이른바 ‘배 째드리지요’ 표현이다. 일부 신문이 나를 (발언자로) 지목했다”면서 자신뿐 아니라 청와대의 누구도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비열한 정치적 의도가 깔린 헛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 비서관이 9일 동안 ‘익명의 장막’ 뒤에서 공개 해명을 피하다가 뒤늦게 기고문을 통해 일방적인 방식으로 해명에 나선 데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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