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의 사죄’ ‘康의 기도’…정치권은 지금 ‘반성의 계절’

  • 입력 200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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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서는 각자의 문제를 반성하는 이색적인 소리가 나왔다.

▽‘호남에 사과’=“한나라당의 전신(前身)이었던 정당 시절부터 호남 분들을 섭섭하게 해드렸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광주에서 고개를 숙였다. 현지에서 연 취임 1개월 기자간담회에서다. 한나라당이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대(對)호남 사과를 하기는 처음이다.

강 대표는 “호남선 복선화에 36년이 걸렸고 광주∼목포 고속화도로도 17년이나 걸리는 등 역지사지해 보면 호남 분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섭섭함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마음의 문을 열고 우리를 품어 달라. 호남을 껴안는다는 말을 감히 쓰지 않겠다. 호남의 품에 안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도덕적인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역사의 아픈 부분을 풀려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입으로만 나라 사랑’=“같은 당 사람들끼리도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서로 용서할 줄 모르는 옹졸한 마음으로 어떻게 온 국민을 사랑하고 어떻게 각 계층을 화합시킬 수 있는지 뉘우치고 회개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내 기독교도 의원들이 참석한 광복절 기념 예배에서 이렇게 ‘기도’했다. 형식은 기도였지만 그 내용은 정부 여당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쓴소리였다.

강 의장은 “혀로는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더 걱정하고 자기와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만 사랑하는 이기심에 사로잡혀 있는 저희들에게 무서운 채찍을 내려 달라”고도 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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