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좋은 선장 바깥에서 탈수도”

  • 입력 2006년 8월 7일 03시 07분


노무현 대통령은 6일 “열린우리당은 크고 튼튼한 배다. 지금 선장(대선 후보)이 안 보인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며 “당을 잘 지키고 있으면 바깥에서 좋은 선장이 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근태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하는 가운데 이렇게 말했다고 청와대 정태호 대변인과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이 발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당 내부에도 훌륭한 인재가 많이 있고 당 내외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면서 “배를 갈아타면 그 배의 좋은 정책과 노선도 수정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부연했다고 우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여권의 대선후보를 외부 인사로 수혈할 수 있음을 처음 시사한 것이어서 여권 내 권력지형과 관련해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탈당설에 대해서도 “탈당하지 않겠다”며 “열린우리당은 역사적 정통성과 미래 국민통합의 주역이 되어야 할 정당이다. 임기가 끝난 후에도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당과 함께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는 열린우리당 내 일각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을 통한 정계개편 추진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은 또 열린우리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법무부 장관 기용을 반대한 데 대해 “대통령의 인사권은 책임 있는 국정운영을 위해 대통령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권한”이라며 “(당이) 이를 존중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김 의장은 “(문 전 수석 기용 논란과 관련해) 당의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김한길 원내대표도 인사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참석자들은 즉석에서 △대통령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대통령은 당의 조언과 건의를 경청하되 조언과 건의는 합당한 방식으로 하고 △당-정-청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국무총리를 포함한 ‘당-정-청 고위 모임’을 만든다는 3개 항에 합의했다고 양측 대변인이 밝혔다.

정 대변인은 “간담회에서 문 전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참석자들은 노 대통령의 문 전 수석 관련 발언을 당의 반대 의견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문재인 법무장관 강행’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김부총리 사표수리

한편 노 대통령은 7일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할 방침이라고 정 대변인이 전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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