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전 차관 “나는 정말 지독히도 운이 없었다”

  • 입력 2006년 7월 10일 1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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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으로 물러난 이기우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재능대학 학장)은 10일 “지독히도 운이 없었다”며 처음으로 당시 소회를 밝혔다.

이 전 차관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한 5~6일 정도 집중 보도됐는데, 유독 3.1절 골프파문은 보름이 넘도록 계속 보도됐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며 “당시엔 워낙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운이 없었던 것 같다”며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것인데, 원래는 2월 25일 골프 약속이 어떤 사정에 의해 3월 1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세간에서 ‘이해찬의 남자’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전 차관은 “이 전 총리를 정직하게 모셔왔다고 생각한다”며 “이 전 총리도 3.1절 골프 사건 이후에 사석에서 ‘이기우 차관은 날벼락을 맞았다’고 위로해 주신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해찬 전 총리가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것이 아니고 국민과 국가와 시대가 원한다면 어느 누구든지 대선 후보로서 평가는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전 차관은 지난 6일 재능대학 제5대 학장으로 선임됐다. 1967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거쳐 지난 2월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에 임명돼 공무원 사회에서 ‘고졸 9급 신화’로 불렸던 그는 지난 3월 이 전 총리의 ‘3·1절 골프’ 해명에 나섰다가 파문이 확산되자 43일 만에 물러났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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