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힐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해선 안돼”

  • 입력 2006년 7월 8일 03시 01분


코멘트
美 “5개국 공조”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힐 차관보는 9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이종석 통일부 장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면담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대응책 및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인천=박영대 기자
美 “5개국 공조”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힐 차관보는 9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이종석 통일부 장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면담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대응책 및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인천=박영대 기자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7일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개국 긴급 순방에 나섰다. 중국을 거쳐 이날 밤 한국에 온 뒤 일본 러시아를 방문하는 순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에 대한 ‘5개국 공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사실상의 ‘미사일 특사’인 셈이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의 속내가 다르다. 힐 차관보가 준비한 얘기는 뭘까.》

힐 차관보는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 등을 만난 뒤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개국 공조’를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6자회담의 당사자 5개국이 북한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해 중국과 ‘북한을 배제한 5자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당국자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 대북 원조 단독 행동 인상 주지 말라

미 행정부 관계자는 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이 단독으로 움직이는 듯한 모습은 보이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을 할 경우 6자회담의 당사국인 나머지 4개국에 분명한 명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도 전달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러나 미 행정부 일각에서는 힐 차관보가 11일 열릴 예정인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 연기 등 한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해 개성공단 투자를 일시 중단시켜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밤 방한한 힐 차관보는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참가국들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장관급회담 재개 등에 대해) 한국에 뭘 해라,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행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있는데 6자회담을 현 상태로 놔둘 수는 없으며 시간은 미국 편이 아니라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젠 미국의 외교력이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따라서 힐 차관보의 방문은 6자회담의 향후 항로(航路)를 결정하는 일종의 사전 탐색전도 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9월 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 먼저 나가지는 말라

힐 차관보는 일본에 ‘단독 행동은 곤란하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이 혹시 독자적으로 강수(强手)를 두고 추가적인 대북 제재에 나서는 등 돌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조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도 “(미국은) 미사일 발사는 결국 북한이 스스로를 최대 희생자로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5개국이 함께 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