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선거 충남·대전(5)-박근혜, 대전방문이 막판 변수

  • 입력 2006년 5월 25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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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동향과 민심을 살펴보기 위해 각 지역의 유력 지방일간지 정치부 기자들을 만나 선거 판세와 분위기를 들어봤다. 이번엔 다섯 번째 순서로 대전일보 정덕훈 부장과 충청투데이 서이석 기자가 들려주는 충남·대전의 지방선거를 소개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이후 전국에서 한나라당의 강세가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차츰 격차를 좁히며 혈투를 벌이고 있는 충남·대전 지역의 지방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피습사건 이전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충남도지사 선거의 경우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가 열린우리당 오영교 후보 비해 평균 10%포인트 이상 앞섰고, 대전시장은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가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에 2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피습사건 이후 동아일보(20~21일)와 한국일보(19~21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충남도지사 후보 지지율 격차는 2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고, 반대로 대전시장 후보 지지율은 10%포인트대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모두 피습사건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남도지사, 한나라당 승리 굳히기△

충남도지사 선거는 열린우리당 오영교, 한나라당 이완구, 국민중심당 이명수, 민주노동당 이용길 후보가 뛰고 있다. 한나라당 이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우리당 오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대전일보 정덕훈 부장은 “우리당이 행정수도이전 등 여러 가지 호재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정권 심판론에 맞서는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투데이 서이석 기자는 “지역에서 ‘여당의 약발이 떨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어떤 정책을 발표해도 도민들의 반응이 시원찮다. 하지만 여당이 충분히 역전 할 수 있다고 장담하는 만큼 막판에 어떤 전략을 쓸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당은 행정수도 이후 충청권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여당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부장은 “현 정권에서 충청권에 대한 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못하다”며 “일단 먹고 살기 어렵다 보니 투쟁 보다는 안정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했다.

△대전시장, “박 대표 대전 방문 하느냐가 최대 변수”△

▲대전시장 후보, 좌측에서부터 염홍철(열), 박성효(한), 최기복 (민주), 박춘호(민노), 남충희(국민중심), 고낙성(한미준).

대전시장 선거는 당초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가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앞서며 압승을 기대 했지만, 피습사건 이후 여론이 요동쳐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지난 23일 발표된 동아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후보의 지지도(30.6%)와 염 후보(43.4%)의 지지도 격차가 지난 조사 때의 25.1%포인트에서 절반인 12.8%포인트로 좁혀졌다. 같은 날 한국일보의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염 39.9%, 박 23.0%)의 격차가 16.9%포인트로 좁혀졌다.

당초 우리당은 대전시장 선거의 압승 분위기를 충·남북 도지사 선거로 연결시켜 막판 추격전을 벌인다는 계산이었지만, 현재는 거꾸로 한나라당의 추격을 막는 것이 급해졌다.

염 후보는 열세인 당 지지도 보다 인물 경쟁력으로 선거를 치른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고, 피습사건으로 인해 선거가 정당 대결 구도로 전환될까봐 노심초사 하는 상황이다.

반면 박 후보는 정당의 지지도 상승으로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피습사건 이후 보수지지층과 부동층이 결집되면서 잔뜩 고무된 상황이다.

정 부장은 “피습사건 이후 한나라당은 역전까지 왔다고 주장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아직은 염 시장이 우세하다”며 “하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이 상태가 지속되면 염 후보의 우세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박근혜 대표가 병원에서 퇴원해 대전을 직접 방문 하느냐 안하느냐가, 막판 대전시장 선거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중부권 신당 바람을 예고했던 국민중심당은 아직까지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후보자나 정당 지지율 모두 10%포인트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부장은 “아직 국민중심당의 인지도가 상당히 낮다. 이명수 후보가 충남도지사, 남충희 후보가 대전시장 후보로 나섰지만 어려움이 많다”며 “하지만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가 좋고 심대평 지사의 조직력도 있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요소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 역시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충청권의 성향을 감안할 때, 국민중심당은 충분히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과거 선거에서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결과가 완전히 다른 경우가 발생한 곳이 충청도”라고 했다.

▲대전일보 정덕훈 정치부장 일문일답 전문 보기

▲충청투데이 서이석 기자 일문일답 전문 보기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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