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8]대구시장 후보 공약 FINE지표 심층분석

  • 입력 2006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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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선거전은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가 열린우리당 이재용 후보에 대해 여론조사 지지율 20∼30%포인트 차로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대구시 정무부시장 출신이고 이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관심의 포인트는 이곳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이 이들 두 후보의 지지율 차를 벌리는 방향으로 작용할지 여부다.

민주노동당 이연재, 국민중심당 박승국, 무소속 백승홍 후보는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으나 백 후보가 다소 앞서 있다.

본보와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이사장 오연천 서울대 교수)는 22일 이재용, 김범일 후보의 3대 공약을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FINE 기법에 근거해 평가했다.

이 후보의 공약들은 지역 주민의 ‘반응성’과 실천 방안의 현실성을 따지는 ‘실현성’에서 무난한 평가를 받았으나 우선순위의 적절성 여부 등을 따지는 ‘효율성’ 점수는 다소 떨어졌다. 김 후보의 공약은 반응성과 효율성 부분에서 비교적 고르게 후한 평가를 받았다.》

■ 이재용 후보 “개발이익 지역사회 환원”

이재용 후보는 서울대 치대 학생 시절 반정부 시위를 하다 구속되고 제적을 당한 끝에 8년 만에 졸업한 운동권 출신이다.

개업 후에도 그의 기질은 변하지 않았다. 빈민가에서 무료 진료 활동을 벌이고 비정부기구(NGO) 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 당시 ‘페놀 사태 해결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 이런 활동을 지역에서 인정받아 무소속으로 대구 남구청장에 당선된 그는 재직 당시 속칭 ‘영계골목’으로 불리는 퇴폐업소와 전쟁을 벌여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대구시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 2002년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나와 39%를 득표하며 선전했지만 낙선했다. 그런 경력을 평가한 노무현 대통령은 그를 환경부 장관으로 발탁했지만 당시부터 지방선거에 출마시키기 위한 ‘경력 쌓기’용이라는 논란이 적잖게 일었다.

이 후보 측은 “시민단체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호응이 있긴 하지만 솔직히 힘든 싸움”이라고 인정한다. 이 후보는 “대구 경제가 피폐한 것은 역대 한나라당 시장들이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바꿔 보자는 논리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뉴타운 개발 등 대구 도심지 개발을 주도할 공기업 ‘신대구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모든 개발이익을 지역사회로 환원하겠다는 야심 찬 공약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 공약에 대해 지역주민의 반응성과 실현성은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렸으나 투입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는 효율성은 다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학군제 전면 재검토 정책은 반응성 효율성 실현성이 모두 높지 않았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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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일 후보 “일자리 6만개 창출”

경북 예천의 산골에서 태어난 김범일 후보의 꿈은 ‘집안을 일으키는 장남’이었다고 한다.

‘느티나무’라는 별명도 있었다. 고향에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친구들과 장래 희망에 대해 얘기할 때면 “시원한 그늘이 있어 지친 사람들이 쉬어가는 느티나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

서울대 경영학과를 다니며 한때 대기업 입사를 저울질했으나 ‘공직이 제일’이라는 부모의 권유로 행정고시로 방향을 틀었다.

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쳐 차관급인 산림청장을 지내고 잠시 쉬다 2003년 지하철 화재 참사로 대구 민심이 흉흉하던 때 정무부시장(1급) 제의를 받고 대구에 왔다.

지난달 치러진 한나라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그는 서상기 의원, 신주식 전 CJ그룹 부사장과 경쟁했다. 한나라당 강세인 이 지역의 특성상 ‘본선’보다 어렵다는 ‘예선’을 그는 57.7%의 지지율로 통과했다.

동료 공무원들은 그에 대해 “두뇌회전이 빠르며 친화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고교 시절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았고 공사석에서 자주 영어로 농담을 하기도 한다는 것. 일부에선 카리스마 부족을 지적하지만 그는 “권위주의적 카리스마는 없지만 실용주의적 카리스마는 갖췄다”고 했다.

정무부시장으로서 지역경제 침체에 대한 책임도 있다는 공격도 받는다. 그는 “경제회복을 위한 산업구조 개편 등의 노력을 나름대로 했다”며 첨단 기계부품소재 산업(메카트로닉스)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매니페스토 평가에선 미래형 첨단산업 육성 공약이 전반적으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일자리 6만 개 창출 정책은 지역주민의 반응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으나 구체적 실천 방안이 미흡해 실현성에서는 50점대 초반의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국중당 박승국 후보 “지하철 3호선 조기착공”

국민중심당 박승국 후보는 15, 16대 의원을 지낸 66세의 노장이다. 그래도 하루 3∼4시간씩 인터넷을 하는 ‘젊은 누리꾼’이라고 자부한다.

내리 3번 낙선한 끝에 배지를 달았으나 17대 총선 때는 공천 경쟁에서 탈락했다. 초대 대구시의회 부의장을 지낼 당시 대구국제공항 유치 등에 힘썼다는 점을 공적으로 꼽는다.

50만 평 규모의 육가공센터 건립을 통한 세계적인 먹을거리 시장 개발, 지하철 3호선 조기 착공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무소속 백승홍 후보 “금호강 개발 관광지 육성”

무소속 백승홍 후보도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4번의 낙선 끝에 15,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팬클럽인 ‘창사랑’ 대표를 지냈다. 그는 “안일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망쳐 놓은 대구를 되살리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대구지역 무소속 후보 80여 명과 연대를 추진하며 ‘무소속 바람’을 시도하고 있다.

대구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금호강 개발 및 관광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민노당 이연재 후보 “동네마다 도서관 하나씩”

민주노동당 이연재 후보는 권영길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일했고 당 창당 멤버로도 기여한 운동권 출신. 당 대구시당위원장으로 지역 활동을 챙겨 온 이 지역 토박이다.

이 후보는 서민을 위해 일할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네마다 도서관 하나씩을 만들어 시민들이 오가며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제시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후보 약력

이재용(열린우리당)

▽출생지(나이)=대구(52세) ▽학력=서울대 치대 ▽경력=대구환경운동연합 초대 집행위원장, 대구 남구청장, 환경부 장관 ▽재산=2억8719만 원 ▽병역=육군 중위

김범일(한나라당)

▽출생지(나이)=경북 예천(56세) ▽학력=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주립대 대학원 석사 ▽경력=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 산림청장, 대구시 정무부시장 ▽재산=18억5834만 원 ▽병역=육군 상병

이연재(민주노동당)

▽출생지(나이)=대구(44세) ▽학력=경북대 철학과, 경북대 국제정치대학원 재학 ▽경력=민노당 중앙위원, 민노당 대구시당위원장 ▽재산=1억1610만 원 ▽병역=육군 병장

박승국(국민중심당)

▽출생지(나이)=대구(66세) ▽학력=경북대 사범대, 영남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경력=대구시의회 부의장, 15·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 ▽재산=9억7044만 원 ▽병역=육군 소위

백승홍(무소속)

▽출생지(나이)=경북 예천(63세) ▽학력=영남대 경제학과 중퇴, 영남대 경영대학원 수료 ▽경력=민주당 대구시지부장, 15·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부총무 ▽재산=8억7377만 원 ▽병역=육군 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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