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되지않은 비밀스러운 관광국'… 미국인들에 북한 인기

  • 입력 2006년 4월 23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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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초현실주의(surrealism) 관광국'으로 등장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21일 북한이 연례행사인 아리랑 축전을 전후한 8월부터 10월까지 미국인들에게 비자를 발급하면서 북한 여행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인들을 상대로 북한 여행 상품을 팔고 있는 여행사는 '지오그래픽 엑스퍼디션스', '포우 트래블', '유니버설 트래블 시스템', '아시아 태평양 트래블', '고려 투어스' 등 5개나 된다.

북한 여행 일정은 포우 트래블의 4박5일부터 유니버설 트래블 시스템의 6주짜리까지 다양하다.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까지의 항공료를 포함하면 여행비용이 5000달러부터 7000달러가 넘는 것도 있다. 모두 고가 상품들이다.

이 신문은 북한 여행이 안내원의 행동 통제도 받고 화려한 밤 문화도 없으며 음식이나 숙박시설도 좋지 않아 무료하고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미국인들에게 북한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그동안 북한이 미국인들에게 개방되지 않았고 비밀스러운 전체주의 국가라는 '초현실적인'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캘리포니아 주 샌터모니카에 있는 유니버설 트래블 시스템의 경우 8월19일부터 9월30일까지 베이징 2박을 포함한 7박8일 일정의 5260달러짜리 북한여행 상품을 내놓았는데 이미 150명이 예약했다.

아칸소 주 리틀록에 있는 포우 트래블은 북한에서의 4박이 포함된 중국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여행 예약자들 중엔 베이징을 여러 번 방문한 사람도 있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북한 일정을 포함시켰다는 설명이다.

포우 트래블의 마케팅 담당자는 "북한은 편안한 여행지가 아니지만 이번 여행은 아마도 오래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회와 문화를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1996년, 2002년, 2005년 아리랑 축전에 맞춰 한 차례씩 미국인 관광객들에게 문을 열었지만 너무 늦게 알려져 실제로 북한을 여행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시아 태평양 트래블의 북한 여행 일정에는 조국해방전쟁 기념관, 평양산부인과 병원, 김일성 동상 방문이 포함돼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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