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가는 참여정부”…공무원 2만5천명↑, 계획 618개 남발

  • 입력 2006년 3월 30일 03시 04분


농림부는 2002년 8월 ‘전통 소싸움 경기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 이 법률의 제정 목적은 ‘소싸움 경기의 운영 및 방법 등을 정해 싸움소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농촌 지역의 개발과 축산 발전 촉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농림부는 이 법에 근거해 ‘소싸움 경기에 관한 중장기 종합 발전 계획’을 세웠다. 소싸움도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것.

건설교통부의 ‘2006년 주택건설계획’에 따르면 올해 공공임대주택 17만 채, 분양주택 35만 채가 지어질 예정이다. 대한주택공사와 지방자치단체가 12만 채, 민간 주택업체가 5만 채의 공공임대주택을 짓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주공은 민간기업과 아무런 경쟁 없이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다.

참여정부가 이처럼 정부 계획을 남발하며 ‘큰 정부’ 조성과 ‘암묵적인 규제’를 통해 시장의 역할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현재 참여정부는 17개 부처가 272개 법률에 근거해 618개의 정부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부처별로는 건교부가 92개로 가장 많으며 환경부(88개), 행정자치부(58개), 농림부(58개), 산업자원부(53개) 등의 순이다.

이는 한국규제학회 주관으로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참여정부 규제개혁 중간평가 세미나’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이 세미나는 한국행정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며 규제개혁위원회, 대한상의가 후원한다.

세미나에서 ‘암묵적 규제로서의 정부 계획’이라는 주제 발표를 하는 조성봉(趙成鳳)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계획 가운데 국가 재난이나 국토, 환경관리 등 필수적인 부분도 있지만 정부가 산업시장을 형성하고 개입하거나 특정 산업 또는 자원을 정책적으로 활성화해 시장 경제 원리를 거스르는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 계획은 1962년에 실시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과 같이 특수한 목적을 위해 한시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일상화할 경우 시장의 기능을 가로막아 비효율적인 정책을 양산하게 된다는 것.

정부 계획이 실행되는 과정도 법령을 정해 위원회를 구성한 뒤 부처 산하기관 및 공기업에 실무를 맡기는 정형화된 형태를 띠고 있다. 정부의 역할이 커지면서 공무원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참여정부 출범 당시보다 2만5515명이 늘어났다. 공무원 인건비는 올해 20조4000억 원으로 참여정부 출범 첫 해에 비해 3년 만에 3조6000억 원이 증가했다.

법령에 의한 정부 규제도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선(李柱善)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위원은 “정부의 규제는 1999년 7123건으로 줄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3월 말 현재 8040건”이라며 “한국 정부는 큰 정부를 지향하고 시장의 역할을 축소한 국가는 역사상 성공한 적이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