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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2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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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주식 압류가 이뤄지면 매각 작업은 늦춰지거나 중단될 수 있고 국내에 투자한 외국자본의 반발도 예상된다.
론스타 엘리스 쇼트 부회장은 최근 “추징금과 관련해 국세청과 이견이 있으며 완납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며 “기부 형태로 감사의 뜻을 표시하겠다”고 말했다.
○ 외환은행 주식 압류 가능한가
국세청은 지난해 론스타를 포함해 6개 외국계 펀드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2148억 원을 추징하기로 했다. 론스타의 추징세액은 1400억 원. 하지만 론스타는 이에 반발해 지금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론스타에 대한 추징세액은 스타타워빌딩을 매각해 약 2968억 원(추정치)의 매각 차익을 남긴 데 대한 양도소득세다.
세금을 내야 할 주체는 론스타의 ‘펀드3’ 투자자로 대부분 미국의 대형 연기금이다.
하지만 ‘펀드3’은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 형태로 이미 청산돼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세청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결성했던 ‘펀드4’의 자산을 압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펀드3’의 투자자와 ‘펀드4’의 투자자가 다를 수 있다는 점. A 씨가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해서 B 씨의 재산을 압류하는 것이 가능한가 여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외국의 사모투자펀드는 투자 건별로 펀드를 조성하지만 대체로 같은 투자자에게서 돈을 받는다”며 “펀드3과 펀드4의 투자자가 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세청이 외환은행 주식을 압류할 수 있다.
하지만 국세청이 두 펀드의 투자자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쉽지 않은 절차가 남아 있다.
○ 외환은행 매각의 새로운 변수
론스타는 23일 외환은행을 매각할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으로 국민은행의 정밀 자산 부채 실사와 가격 협상, 정부 승인 등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국세청이 외환은행 주식을 압류하면 이는 곧바로 가격 협상에 영향을 미친다.
국세청이 세금 미납을 이유로 압류한 부동산을 사게 되면 인수자가 세금을 대신 내야 한다. 마찬가지로 론스타가 끝까지 세금을 내지 않으면 론스타의 ‘펀드3’ 투자자에게 부과된 양도소득세를 국민은행이 대신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인수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펀드3’ 투자자들이 끝까지 세금을 내지 않으면 론스타가 한국에서 더는 사업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국민+외환’ 독과점 논란…공정위 심사 착수▼
국민은행이 23일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됐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아 있다.
특히 경쟁에서 탈락한 하나금융지주는 ‘국민+외환은행’의 독과점 문제가 부각되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독과점에 해당하느냐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지만 재량의 여지가 많아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결정적이다.
○ 판정 쉽지 않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심사할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는 요건은 상위 1개사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일 때. 하지만 이 수치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업종의 특성에 따라 경쟁 제한적 요소가 실제로 있는지 종합적으로 따진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미국에서는 ‘전체 예금의 10%’라는 시장점유율 제한이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은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국내엔 이런 규정이 없다. 또 유럽 일부 국가와 싱가포르 홍콩 등에선 1위 은행의 점유율이 38∼68%에 이른다.
시장점유율을 따지는 것도 쉽지 않다. 시장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점유율을 산정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을 포함하면 통합 은행의 점유율은 크게 떨어진다.
○ ‘공’은 공정위로
공정위는 국민은행이 기업결합 심사를 청구하거나 금융감독위원회가 합병에 대한 의견을 물어 오면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심사기간은 30일 이내지만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어 결과는 이르면 4월 말, 늦으면 8월 초에 나오게 된다.
공정위 김병배(金炳培) 시장감시본부장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실제로 경쟁 제한적인 요소가 있는지 따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후 공정위가 합병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2002년 무학의 대선주조 인수와 2004년 삼익악기의 영창악기 인수 등 2건뿐이다. 둘 다 합병 후 시장점유율이 80∼90%에 이르렀다.
공정위는 지난해 진로와 하이트의 기업결합 심사 때는 인수를 승인하되 소주 값 인상 가이드라인과 독과점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번에도 조건부 승인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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