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일가족 등 5명 동해로 귀순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05분


코멘트
북한 주민 5명이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상을 통해 귀순했다.

18일 오후 11시 반경 강원 고성군 현내면 송현리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에서 소형 목선을 탄 북한 주민 5명이 귀순 의사를 표시하는 것을 근무 중이던 육군 ○○사단 초병이 발견했다.

이들은 이모(37) 박모(34·여) 씨 부부와 두 살, 여덟 살 난 아들 등 일가족과 김모(26) 씨 등 5명이다. 김 씨는 이 씨 부부와 잘 아는 사이라고 합동신문조는 전했다.

이 씨 등은 육군 모 부대에서 합동신문조로부터 귀순 경위 등에 대한 간단한 조사를 받은 뒤 19일 오전 서울로 이송됐다.

합동신문조에 따르면 이들은 17일 오후 9시경 “조업을 나간다”며 북한의 통천군 통천항을 출발해 이튿날 오전 2시경 고성군 두포리 연대봉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에 남측 해안초소 인근에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 등이 타고 온 배는 경운기 엔진 정도의 동력장치가 장착된 2t 급 소형 목선으로 배 안에서는 휴대용 가스버너 1개, 망치, 식수 병 1개 등이 발견됐다.

합동신문조 관계자는 “이 씨가 ‘군 복무 시절인 1986∼1994년 라디오를 통해 남한 사회의 발전상을 알고 동경해 오다 1월 귀순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군과 경찰, 국정원 등이 참여하는 중앙합동신문소는 20일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귀순 동기와 이동 경로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일가족이 한꺼번에 북한을 탈출해 귀순한 것은 1987년 2월 8일 남한에 도착한 김만철 씨 가족이 처음이었다. 1997년 1월 22일 인천항을 통해 귀순한 김영진 씨와 유송일 씨 가족 8명은 외국을 거치지 않고 북한에서 남한으로 직접 귀순한 최초의 일가족이다. 이들은 충남 태안군 근흥면 부근 공해상에서 표류하다가 해양경비정에 구조됐다.

지난해 7, 8월에는 국군포로인 장판선 씨의 일가족이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고성=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