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시민들과 북악산 1차 개방 코스 시범답사

  • 입력 2006년 2월 12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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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개방 시범 답사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동행한 서울 시민들과 함께 북악산 정상에 올라 연날리기를 해보고 있다. 석동율기자
북악산 개방 시범 답사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동행한 서울 시민들과 함께 북악산 정상에 올라 연날리기를 해보고 있다. 석동율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국가의 미래를 멀리 내다보면 서울은 국제적으로 경제와 정보가 집중되는 최고의 도시, 역사와 문화, 자연과 숲이 복원돼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올해 4월 1차 개방을 앞둔 홍련사~숙정문~촛대바위 구간의 북악산 시범 답사 길에 올라 촛대바위에 도착한 뒤 남산 쪽을 내려다보면서 함께 등반한 시민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악산에 올라 서울 시내 경관을 혼자 보기 미안한 생각이 들더라. 다함께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경비를 맡는 군부대와 문화재청 등 관련 부처에 얘기해 개방이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성벽은 서울의 역사를 실감나게 상징하고 있다. 성벽에서 내려다보면 경복궁이 참 좋다"고 말하고 "용산 미군기지가 남쪽으로 내려가고 90만평이 서울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면 그 곳을 녹지와 문화 공간으로 가꾸면서 남산에서 용산, 한강으로 이어지는 녹지와 문화 공간으로 복원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외국군이 주둔했던 것도 역사고, 돌려받은 것도 역사다"고 전제하고 "그런 역사의 상징물이 만들어지면서 서울 시민 누구나 지하철 표 한 장 사들고, 가볍게 나가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가난한 연인들도 하루 보내기 어렵지 않은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서울을 역사와 문화, 숲이 한데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면 서울이 지금보다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행정도시가 생기면 서울시민들이 섭섭할 수 있겠지만 서울에 너무 집중되면 시민들이 불편해지고 시샘도 생긴다"며 "돈과 권력, 정보가 한군데 집중되면 거대한 권력이 발생하고 그것이 우리 모두를 어렵게 하는 갈등과 문제를 만들어 낸다. 심하면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인 이어 "예를 들어 서울시민이 과반수고 서울 출신 국회의원이 과반수라면 서울시민이 싫어하는 어떤 결정도 이뤄질 수 없다. 서울시민이 좋아하는 것은 지방의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무엇이든 관철되는 그런 국가가 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전 국토가 조금씩 나눠서 발언권이 비슷한 국토에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공동체로 발전할 것"이라며 "농촌은 새로운 공동체로, 바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나중에 여유 있게 살 수 있는 공동체로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어릴 때처럼, 아이들이 할아버지 집에 찾아가서 뛰어놀 수 있는 농촌과 자연의 추억을 가질 수 있는 국토로 재편성할 것"이라며 "어느 쪽으로 가든, 서울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토박이협회 이사 김영성 씨는 "토박이로 살면서 40년 가까이 개방되지 않았던 북악산과 숙정문을 개방하게 한 대통령께 감사한다. 아들, 손자, 며느리 손잡고 올라와보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내년 10월까지 3차에 걸쳐 완전 개방이 추진되고 있는 북악산 개방은 올해 4월 청와대 뒤쪽인 홍련사~숙정문~촛대바위로 이어지는 1.1㎞ 구간이 1차로 시민들에게 등산로로 개방된다.

북악산은 1968년 무장공비가 청와대 인근까지 침투한 1·21 사태 이후 보안상의 이유로 일반인 출입이 완전 통제돼왔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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