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인터넷 매체 "운동권=친북좌파?"

  • 입력 2006년 2월 6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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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운동권 출신 친북좌파인사의 통일부 장관 적격 여부’를 놓고 여야간에 소란이 빚어졌다.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이 내정자를 향해 “운동권 출신이 통일부 장관이 되면 나라에 더 극심한 혼란이 올 수 있다. 그에 대한 입장은 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내정자는 “한나라당에도 운동권이 있다. 어떻게 국가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 현재의 입장에서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반박했다.

홍 의원은 또한 “친북 좌파면 왜 솔직히 얘기하고, 토론을 못하느냐. 당당하게 국민의 검증을 받으면 되는데”라며 거듭 공세를 가했지만, 이 내정자는 “저는 아니라고 강변한 적 없다. 많은 책을 썼다”고 말했다.

이후 홍 의원의 질의와 이 내정자의 답변이 끝나자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고 홍 의원의 질문 내용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민주화운동 출신 인사가 통일부장관이 되면 안된다는 말은 사과해야 한다. (운동권 출신인) 권영길 의원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홍 의원의 발언은 국가적으로도, 당의 명예차원에서도 위험한 발언으로 사과했으면 좋겠다”라며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31세부터 친북, 좌파 활동을 해오고 지금도 바뀌었다고 보기 힘든 분이 통일부장관으로 가는게 옳으냐는 취지지, 전체 운동권 인사가 안 된다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일부 인터넷 매체에 의해 이같은 소란을 보도하면서 홍 의원의 발언 중 ‘친북좌파’라는 용어를 뺀 채 ‘홍준표 “운동권 출신 장관은 나라에 혼란” 이종석 “한나라당에도 운동권 출신 많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전송하기도 했다. 특히 한 매체는 홍의원이 ‘운동권’이라는 말만 했을 뿐‘친북좌파’라는 말을 하지 않은 것 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이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올라 오자 해당 기사를 본 누리꾼들은 홍 의원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며 운동권 출신은 장관을 하면 안되느냐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독재시절에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이 왜 장관을 하면 안 되는 것이냐. 어려운 시절에 목숨을 걸고 투신한 그들이 진정성 면에서 훨씬 믿음이 간다.” (네이버 아이디 tri21c)

그러나 홍의원의 진의가 잘못 전달되고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하는 누리꾼도 없지 않았다.

대화명 ‘kkd8808’은 “홍 의원이 한 말은 ‘운동권 출신 장관 중에서 친북 좌파들이 장관에 앉으면 나라가 혼란해진다’는 뜻이었는데 일부 매체가 ‘친북좌파’를 뺀 채 여론 몰이를 하려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친북좌파인사는 통일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는 홍 의원의 발언에 동의하는 글을 올렸다.

네이버 아이디‘hahnsolo’은 “친북좌파 쪽으로 편향된 운동권 인사가 다른 부서도 아닌 통일부 장관직을 맡는 것은 곤란하지 않냐”며 “아직까지 운동권 출신들의 정치능력이 제대로 검증된 사례도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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