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초재선 33명 “盧대통령은 누가 키워줘 대통령됐나”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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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9일 국회에서 1·2개각을 계기로 촉발된 당-청 불협화음과 관련해 토론회를 연 뒤 기자회견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 면담과 책임 있는 관계자의 해명을 요구했다. 왼쪽부터 김영춘 이종걸 최재천 문병호 최용규 의원. 김경제 기자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9일 국회에서 1·2개각을 계기로 촉발된 당-청 불협화음과 관련해 토론회를 연 뒤 기자회견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 면담과 책임 있는 관계자의 해명을 요구했다. 왼쪽부터 김영춘 이종걸 최재천 문병호 최용규 의원. 김경제 기자
1·2개각에 유감 성명을 냈던 열린우리당의 초재선 의원들이 9일 다시 모여 ‘차세대 지도자 양성 차원에서 천정배 정세균 유시민 의원을 입각시켰다’는 청와대 측에 정면으로 각을 세웠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토론회를 연 뒤 발표문을 통해 “대통령선거 국면에 있어 당 중심의 정치적 전통이 확립될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표현은 완곡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에게 차기 대선후보를 정하는 데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비공개 토론회에서는 발언 수위가 더 높았다.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걱정해 주는 것은 좋지만 대통령이 개입해서 (지도자를) 만들고 안 만들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고, 또 다른 의원은 “노 대통령은 누가 키워줘서 대통령이 됐느냐.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생각을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 대통령과의 면담과 최근 당-청 갈등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발표 때 책임 있는 관계자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토론회에서 많은 의원이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를 지목했다고 한다.

토론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실컷 때려 놓고, 하룻밤 지난 뒤 괜찮냐고 하면 용서받을 수 있느냐”며 청와대를 ‘폭력 남편’에, 당을 ‘매 맞는 아내’에 비유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날 모임에는 33명의 의원이 참여해 세가 더 불어났다. 4일 유감 성명 때는 18명이 서명했다. 노 대통령은 11일 저녁 새로 구성된 당 지도부와 만찬을 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초재선 의원들의 면담 요구를 수용할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 의원은 이날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큰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때로는 저의 뜻을 적절치 못한 방식으로 표출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했다”고 고개를 숙였으나 당내에서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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