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좀더 지켜보자” 별다른 언급 안해

  • 입력 2005년 12월 16일 0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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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은 15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팀이 미국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에 발표한 배아줄기세포가 조작됐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는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사태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은 뭐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언론 보도 직후 황 교수 관련 보고를 받았다. 노 대통령을 수행 중인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황 교수 관련 언론보도를 중심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대통령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을 뿐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2004년 황 교수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이 올라 있는 박기영(朴基榮) 대통령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황 교수 및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데 연결이 안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이날 저녁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황 교수 관련 보도를 접하고 “사실 여부를 자세히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이강진(李康珍) 총리공보수석비서관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정부 차원의 대책을 발표하기는 이르다”며 “16일 정부의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역시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당장은 할 말이 없다”며 “다만 줄기세포 진위와 상관없이 정부와 여당은 생명공학의 발전이 지속되도록 지원과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온몸이 후들거릴 만한 충격이다. 황 교수에게서 직접 듣기 전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일이다”며 “어떤 경우에도 우리 과학자들은 사기가 꺾이지 말고 과학 발전에 진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 40여 명이 결성한 ‘황우석 교수와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이며 ‘난자기증재단’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한나라당 진수희(陳壽姬) 의원은 “만약 조작이 사실이라면 패닉(정신적 공황) 상황이다. 배신감까지 느껴진다.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절차적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 온 민주노동당은 박 보좌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의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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