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대표 국회 연설 “盧대통령, 국가정체성 지켜달라”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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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고언을 드린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지켜 달라.”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대한민국의 가치”라고 전제한 뒤 여권의 ‘정체성 흔들기’를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강 원내대표는 “과거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더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시대착오적인 이념과 이분법으로 나라가 요동치지 않도록 해 달라”며 “그릇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제안한 ‘국민통합을 위한 연석회의’ 제안에 대해 “겉치레 이벤트”라고 일축하고 “어떤 교수(동국대 강정구·姜禎求) 구하기에 총동원되는 정권, 이 나라 법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법무부 장관, 나라를 지키신 순국선열들을 모욕하는 일부 세력들이야말로 국민 대통합을 저해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북한 인권문제를 공론화해 ‘한반도 인권선진화 실천지역 선언’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강 원내대표는 이어 국가경쟁력 제고와 남북관계 개선 등을 위한 각종 제안을 내놓았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국가미래전략청’(가칭) 설치를 제안했고, 부실운영의 대명사인 공기업을 개혁할 특별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또 남한의 경기 파주지역에서 개성공단을 포함한 북한의 해주지역을 연결하는 경제특구, 금강산과 설악산을 연결하는 통일관광특구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개헌론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집중된 과도한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며 내년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고민한 흔적은 있지만 아날로그형 진단과 해법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법무부 장관의 합법적인 지휘권 행사를 매도한 것은 포퓰리즘과 냉전사고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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