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지역별 인원할당 訪北 참가자 모집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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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관광 2년 만에 재개6일 오전 북한 관광에 나선 150명의 민간 관광객들이 평양행 아시아나항공 특별기를 타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관광하고 아리랑 공연도 관람할 예정이다. 평양 관광은 2003년 9, 10월 9차례 이루어진 뒤 중단됐다가 이번에 재개됐다. 인천=연합뉴스
평양 관광 2년 만에 재개
6일 오전 북한 관광에 나선 150명의 민간 관광객들이 평양행 아시아나항공 특별기를 타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관광하고 아리랑 공연도 관람할 예정이다. 평양 관광은 2003년 9, 10월 9차례 이루어진 뒤 중단됐다가 이번에 재개됐다. 인천=연합뉴스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아리랑’ 관람에 참여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소속 공무원들의 방북 성격은 ‘단순 관광’이다. 전교조가 정부에 제출한 방북 승인 신청의 명목도 ‘평양 문화유적 답사 및 아리랑 관람’으로 돼 있다.

대북 지원물자 및 기술의 실태조사를 겸해 ‘아리랑’을 관람하는 대북지원 단체의 방북과는 그 성격이 아주 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 내에서도 공연 내용이 북한 체제 선전에 집중돼 있는 ‘아리랑’을 보기 위해 공무원과 교사들이 단체로 방북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보 성향의 단체를 상대로 모집=전교조와 전공노 측에 방북단 모집을 요청한 ‘우리 겨레 하나 되기 운동본부’는 대북 지원 및 교류 관련 단체들 사이에선 ‘진보’로 분류된다.

최병모(崔炳模) 변호사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공동대표와 고문 지도위원 등 간부진에는 진보 성향인 통일연대 전국민중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교조 관계자들이 포진해 있다.

유력 대북지원 단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 겨레 하나 되기 운동본부로선 성향이 비슷한 전공노 전교조 등을 상대로 방북단을 모집하는 게 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공노 등에선 성향에 따른 방북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하고 있다. 전공노 부산시지부 관계자는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봐야 그들의 속셈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기회에 방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을 방북단에 포함시킨 것은 북측이 요청한 ‘아리랑’ 관람객 모집 규모에 호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북측은 지난달 중순 남측 대북 교류 및 지원 관련 단체들을 상대로 5000명 이상의 ‘아리랑’ 관람객 모집을 요청했다.

전공노는 방북 인원 200명을 채우기 위해 전국의 각 지부에 모집 인원을 할당했다. 전공노 경남지역본부장은 “7일까지 경남지부에 할당된 21명을 모두 채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개인이 비용 부담, 일부는 조합비로=전공노 광주시지부의 한 관계자는 “100만 원의 경비에 부담을 느껴서 방북 신청을 못하는 노조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공노 지부에선 경비 일부를 조합비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노 부산시지부 관계자는 “일부 경비를 조합비로 보전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엇갈리는 정부의 판단=정부 당국자는 6일 전교조 전공노의 ‘아리랑’ 집단 관람에 대해 “단체의 이름을 걸고 방북해 단체의 특성을 드러내는 활동을 하는 게 아니므로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리랑’ 관람은 평양 문화유적 답사에 이어지는 부수적 행사”라고도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대북 업무를 전담하는 한 관계자는 “민간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관람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 삼을 수 없겠지만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일반 공무원에게까지 파급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광주=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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