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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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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이 없는 56세 실업자입니다. 가진 건 집 한 채밖에 없는데 세금만 자꾸 올리니 못 살겠습니다.”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와 노무현 대통령의 회담을 앞두고 3일 홈페이지(www.hannara.or.kr)에 마련한 ‘노무현 대통령께 전할 국민 생각을 모읍니다’ 코너에 민초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5일 오후까지 480여 건의 의견이 올라왔다.
의견은 대부분 연정이나 지역구도, 선거제도 개편 같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하소연.
아이디(ID) ‘takjoo1’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에 힘써 달라고 하세요”라고 주문했다.
아이디 ‘mh1521’은 “외환위기 이후 폐업한 자영업자인데 세금 등을 못 내 신용불량자가 됐다”며 신불자 대책을 요구했다.
한 남성은 “서울 강남에 집이 있는 노년층이 점점 살기가 힘들어진다”며 정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부동산정책을 비난했다.
세 쌍둥이를 가졌다는 임신 8주의 한 여성은 “출산 육아지원 관련법에 실질적인 효과가 없어 경제적 부담 속에 홀대받는 세 쌍둥이를 낳게 생겼다”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제발 철 좀 들라고 말해라”, “정치 쇼로 튀지 말고 조용히 임기를 마치라고 하라”는 등의 거친 표현도 나왔다. 한 지방대생은 “말 많은 대통령이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TV에 안 나오게 해 달라”며 ‘하루라도 눈과 머리가 쉴 권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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