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박근혜니까 연정 제안했다”

  • 입력 2005년 9월 2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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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평소 참모들에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등 박 대표의 정치 스타일에 큰 관심을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한번은 노 대통령이 ‘대통령선거는 미디어의 영향력이 큰데, 박 대표는 그 점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단독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지만 노 대통령은 이전부터 박 대표에 대해 ‘정치적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얘기다.

대연정 제안도 박 대표의 정치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니까 대연정을 제안했다”고 단언할 정도다.

박 대표가 대구 경북(TK) 등 영남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과거 3김씨처럼 지역 맹주는 아니라는 점이 노 대통령이 연정 제안을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

이 관계자는 “만약 김영삼(金泳三),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처럼 특정 지역의 지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지도자가 야당 대표였다면 연정 제안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박 대표는 지역 패권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일정 정도 지역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연정이 성사된다면 차기 대권 경쟁에서 여권이 득을 볼지, 한나라당이 득을 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 “박 대표가 영남의 압도적인 지지에 호남표 20%만 얻는다면 대권을 잡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말도 했다. 박 대표로서는 연정 참여야말로 호남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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