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현지도부 회동 “죄송… 반성… 休戰…”

  •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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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전·현직 여당 지도부가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최근 격화된 여권 내 갈등에 대한 수습책을 논의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전·현직 여당 지도부가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최근 격화된 여권 내 갈등에 대한 수습책을 논의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열린우리당이 계파 간 탈당 촉구 공세로 격화된 내분을 진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현직 지도부 회동=당내 각 계파를 이끌고 있는 전·현직 지도부는 12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 모여 계파별 모임 및 발언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이 밝혔다. 지도부는 문희상 의장을 중심으로 해 단합할 것도 다짐했다. 분란을 방치할 경우 여권 전반의 국정운영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위기감의 발로다.

또 당이 중심이 돼 국정쇄신에 적극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모임의 한 참석자는 “당 주도의 국정쇄신은 조만간 청와대 등에 대한 인적쇄신 요구로 연결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임에서 정동영(鄭東泳·전 의장) 통일부 장관은 “당 밖에서 전해 듣기로는 당의 사정이 내 생각보다 많이 안 좋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근태(金槿泰·전 원내대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의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며 겸손한 자세로 반성할 것을 강조했다.

최근 개혁당파와 각을 세우며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했던 염동연 의원은 모임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당을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이부영(李富榮) 전 의장 등은 “너무 성급했다”며 간곡하게 사퇴 철회를 요청했으나, 염 의원은 “나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거부했다.

또 부친의 기일이어서 참석하지 못한 유시민(柳時敏) 상임중앙위원은 박영선(朴映宣) 의장비서실장을 통해 “어떤 결정에도 동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에 대한 염 의원의 비판이나 안영근(安泳根) 의원의 ‘개혁당파 출당’ 공격을 문제 삼아 반격하지 않고 ‘휴전’에 동의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확전 자제 및 전망=안 의원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당파와 관련된 발언의 근본 취지는 특정 계파를 배제하자는 게 아니었다”며 확전(擴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그는 10일 기자들에게 “개혁당파에 (당에서) 나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간다면 화장실에서 웃을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들로 내분 사태가 봉합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도부의 진화 움직임과는 별개로 각 계파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 진성당원 간 불신의 골이 이미 깊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호남지역 민심과 정계개편 움직임이 맞물릴 경우 당내 분란은 다시 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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