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政 “내달 추경편성 검토”]“돈 또 푼다고 경기 살아날까”

  • 입력 2005년 5월 28일 03시 10분


코멘트
27일 당정협의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분위기였다.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2.7%에 머문 데다 내수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정이 이날 합의한 경기부양책은 부동산 관련 세금 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다.

하지만 정부 여당이 선택한 방안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특히 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경기부양 효과는 없고 재정만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 부동산 세금 인하로 소비 늘어날까

과세표준(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 상향조정,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등 급격히 높아진 부동산 세 부담을 낮추면 가계의 여윳돈이 많아져 소비를 더 많이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먼저 집이나 땅을 살 때 내는 취득·등록세를 추가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미 올해 1월에도 취득가액의 3%였던 등록세를 법인 간 거래와 개인-법인 간 거래에 대해서는 2%로, 개인 간 거래는 1.5%로 낮춘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세인 취득·등록세 인하를 기피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지방재정수입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연구하기로 했다.

또 토지 공시지가가 지난해 18.2%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5% 정도 오를 예정이어서 토지 재산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토지 재산세 고지서는 9월에 나오기 때문에 8월까지는 세 부담 인하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정부 계획대로 2007년부터 양도세를 전면적으로 실거래가 기준으로 과세하되 세 부담이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세율 체계를 고치기로 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실거래가로 과세되는 1가구 2주택과 외지인이 보유한 농지 임야 등은 현재 세율대로 양도세를 내야 한다.

○ 추경 언제 얼마나 편성되나

재정경제부는 그동안 추경 편성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거나 “연구는 하고 있지만 할지, 안 할지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는 유보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이날 당정은 “2분기(4∼6월) 경기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한다”고 입장을 다소 바꿨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지만 사실상 추경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추경의 규모와 구체적인 시기는 2분기가 끝나는 다음 달에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정부가 돈만 푼다고 경기가 살아나겠느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씨티은행 오석태(吳碩泰) 이코노미스트는 “종합투자계획이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중심의 재정지출은 경기부양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며 “추경을 편성한다고 해도 저소득층을 직접 지원해 소비 여력을 높이는 쪽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정부와 여당의 경기활성화 대책 주요 내용
분야내용
부동산 세제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를 계획대로 2007년부터 실시하되 양도세 세율체계 재조정
취득세 등록세 인하 방안 마련
시군구별 감면조례를 통해 토지 재산세 인하
투자활성화2분기 경기상황을 고려해 추경 편성 여부 신중히 검토
재정조기집행이 행정 일선에서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점검
대형국책사업 추진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
하반기 중 관광레저산업과 금융산업의 진입 및 영업규제 등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
건설주택건설 촉진을 위해 공공택지 지정물량을 연간 1300만 평에서 1500만 평으로 확대
국민임대주택에 대한 기금지원 확대
자료:재정경제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