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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5월 14일 0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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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인천공항.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워싱턴에서부터 15시간이나 비행기를 같이 타고 온 외교통상부 송민순(宋旻淳) 차관보와 대화를 나누며 공항 출입문을 나서는 힐 차관보가 오른쪽 옆구리에 낀 빨간색의 두꺼운 책 한 권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책 제목은 ‘아버지 지도자의 애정 어린 보살핌 아래서: 북한과 김씨 왕조(Under the Loving Care of the Fatherly Leader: North Korea and the Kim Dynasty)’.
저자는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저널리즘 교수이자 한반도 전문가인 브래들리 마틴 씨. 책에는 김일성 주석이 어떻게 50여 년간 북한을 통치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권력을 승계했는지 등에 관한 북한 측 관계자와의 인터뷰 및 자료들이 망라돼 있다.
뉴스위크 등 미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북한을 4차례나 방문한 바 있는 마틴 씨는 그동안 “북한 핵 문제 해결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해야 한다”면서 “고위급 특사를 교환하는 것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체면을 세우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는 또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김 국방위원장은 정권의 미래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고 있다”며 “‘위대한 영도자’는 핵무기가 없다면 스스로 공격 목표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힐 차관보는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이기도 하다. 그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이 책에서 얻고자 한 것은 아닌지….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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