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재계 ‘거리’ 좁히나…盧, 4대그룹 총수등과 회동

  • 입력 2005년 5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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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경제계 챙기기’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 ‘경제 다걸기(올인)’를 선언했던 노 대통령은 최근 대기업 총수와 중소기업인들을 잇달아 만났거나 만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기업과 별로 친숙하지 않았던 노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반기면서도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끌어안기

노 대통령은 올해 부쩍 재계 인사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16일에는 청와대에서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달 17일 터키를 방문했을 때는 이스탄불 부근 이즈미트 현대자동차 현지공장을 방문한 뒤 현지에서 영접을 했던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과 단독 오찬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3월에는 구본무(具本茂) LG 회장 부부를, 2월에는 강신호(姜信浩) 전경련 회장을 각각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회동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3월 권양숙(權良淑) 여사 등 가족과 함께 삼성그룹의 리움 미술관을 방문해 이건희(李健熙) 회장과 홍라희(洪羅喜) 리움 미술관장의 안내를 받으며 미술품을 관람했다. 15일 부처님오신날에 맞춰 경제인에 대한 사면복권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10∼12일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하는 노 대통령의 경제계 수행단엔 중소기업 대표들이 대거 포함됐다. 54명의 경제인 가운데 42명이 중소기업 대표들이다. 방문단 구성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주도했다.

중기협 관계자는 “1962년 설립 이후 대통령 해외 방문단 구성을 중기협이 주관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제계, “늦은 감 있지만 다행”

경제단체들은 “대통령이 최근 잦은 해외순방을 하면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 것 같다”면서 기대감을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李鉉晳) 상무는 “경제는 심리적인 측면이 많이 작용하는데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를 만나는 걸 보면서 국민의 반기업 정서가 줄어들고 투자심리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겼다. 중소기업인들도 “그동안 주변에만 머물렀던 중소기업이 이제 경제정책의 중심으로 인정받는 것 아니냐”며 고무돼 있다.

반면 한 대기업 임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이 이뤄져야 하며 대통령의 경제계 관심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나타나길 바란다”면서 “다만 중소기업을 너무 신경 쓰다 보면 대기업에 대한 관심과 자원 배분이 줄어들 수도 있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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