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의원 “결백 입증땐 한나라당 해체해야”

  • 입력 2005년 4월 15일 18시 34분


“내가 결백한 것으로 밝혀지면 한나라당은 ‘사과’ 수준이 아니라 스스로 해체해야 할 것이다.”

열린우리당 이광재(李光宰) 의원은 15일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의 무관함을 거듭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특검 요구는 정치공세에 불과하지만 나로서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검찰조사는 물론 특검 조사도 당당하게 받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해체 발언이 전해지자 한나라당에서는 즉각 “‘방어’ 수준을 넘는 ‘폭투’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실체적 진실은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해도 이 의원의 개입 의혹을 제기할 만한 정황 증거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오일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인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철도청 내부 회의록에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이 (러시아 유전 사업을) 이 의원이 밀고 있다고 한 발언이 기록돼 있다. 이 의원 개입 의혹을 제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야당의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유전 개발 사업을 최초 입안했던 권광진(權光鎭) 쿡에너지 대표도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 사업에 개입했다. 그가 당당하게 사실을 밝히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는 것.

이 의원은 이날 권 씨를 고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측에 대한 명예훼손 등 고발 여부와 관련해선 “한나라당 의원들도 보좌진을 통해 (나의 결백을) 믿는다는 얘기를 전해왔다. 그들도 곤혹스러워 한다.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진상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주제넘은 말이다”고 일축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