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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27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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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제와 동창이 인천국제공항 주변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정보를 제공했다는 논란은 어느 정도 해명이 됐지만 아들과 관련된 의혹이 연이어 터지자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고위 공직자의 부정 의혹에 대해 워낙 여론이 나빠 강 장관의 사의는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아들 인사 청탁 의혹=의혹의 핵심은 강 장관의 큰아들(37)이 지난해 1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교육의료팀장에 취직할 때 강 장관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채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부가 면접을 맡은 과장에게 강 장관의 아들을 뽑으라고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 강 장관이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압력을 받은 과장은 뒤에 자신의 계약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회사를 떠나게 되자 이런 내용을 부패방지위원회에 신고했고, 부방위는 이를 다시 감사원에 넘겼다.
부방위 관계자는 “2003년 11월 교육의료팀장을 공모했을 때 강 장관의 아들이 단독 지원했다가 경력 미비로 탈락했는데 2개월 뒤인 2004년 1월 다른 지원자들을 제치고 최종 합격했다”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의구심이 들어 감사원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당시 교육의료팀장 자리에는 강 장관의 아들을 포함해 3명이 지원했으며 이 중에는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통상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고 신고된 간부는 부방위 조사에서 “강 장관의 아들이 지원한 사실을 알고 면접관에게 ‘강 장관의 아들이 채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채용되면 업무상 도움이 될 것 같아 얘기를 했을 뿐이며 압력이나 청탁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부방위는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본인(강 장관)이 (아들 인사 문제에) 간여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설명이 간단하지 않다”면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강 장관의 아들은 2년 계약직으로 외국계 병원과 학교 유치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토지 매입에 정보 누출 의혹=강 장관은 처제 이모 씨와 고교 동창 황모 씨가 1999년 인천국제공항 주변인 인천 중구 을왕동 왕산해수욕장 남쪽 일대 토지 1118평과 680평을 각각 사들이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당시 강 장관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때여서 두 사람의 토지 매입 과정에 정보를 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이 산 땅은 공항 배후시설로 건설될 용유·무의 관광단지 예정지(약 97만 평) 경계선 밖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최근 몇 년간 가격 상승폭이 컸다. 당시 평당 30만∼40만 원 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80만∼100만 원 선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정보 제공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청와대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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