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표 “내 사전에 재신임은 없다” 사퇴거부

  • 입력 2005년 3월 9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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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파 공격… 눈감은 朴대표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왼쪽 사진)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행정도시법 반대파 의원들의 공격을 눈을 감은 채 듣고 있다. 행정도시법 통과에 항의해 7일째 단식 중인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오른쪽)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수도분할 저지를 위한 대토론회’에 초췌한 모습으로 참석해 행정도시 건설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반대파 공격… 눈감은 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왼쪽 사진)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행정도시법 반대파 의원들의 공격을 눈을 감은 채 듣고 있다. 행정도시법 통과에 항의해 7일째 단식 중인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오른쪽)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수도분할 저지를 위한 대토론회’에 초췌한 모습으로 참석해 행정도시 건설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행정도시법 처리 문제로 반목해온 한나라당 지도부와 행정도시법 반대파가 9일 의원총회에서 충돌했다. 지도부는 반대파의 의총 소집 요구를 거부해오다 “당의 인화단결을 위해 지도부가 몸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이날 의총을 소집했다.

그동안 별도 모임과 성명 발표 등을 통해 지도부를 공격했던 반대파는 최근 행정도시법의 국회 통과 후 처음 소집된 이날 의총에서 쌓였던 불만을 토로하며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사퇴와 11일 후임 원내대표 경선 연기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요구는 모두 거부당해 의총은 결국 지도부의 승리로 끝났다. 박 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에게 “내 사전에 재신임이란 없다”며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반대파인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김덕룡(金德龍) 전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한 상황에서 박 대표도 함께 사퇴하고, 7월에 전당대회를 열어 관리형 대표를 새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수(金文洙) 의원도 “지난해 천막 당사 시절의 위기의식이 사라지고 있는데 박 대표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다”며 “원내대표 경선 시기를 이달 말로 늦추자”고 요구했다.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박 대표 사퇴 후 리더십 부재 사태를 우려한 듯 “박 대표 중심으로 당을 정리해야 하는 만큼 대표를 제외한 모든 당직자는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당의 화합을 강조하면서도 당직자 사퇴 및 원내대표 경선 연기에는 불가론으로 맞섰다. 박 대표는 의총 인사말에서 “이제는 모든 것을 접고 다시 당이 하나가 돼서 한목소리를 내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반대파들의 사퇴 압력을 받아 온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은 최근 비례대표의 사퇴를 종용한 자신의 발언에 유감을 표시한 뒤 “내가 사표를 내는 것이 용기 있는 행동인지, 수모를 참으며 당을 수습하는 게 용기 있는 행동인지 고민했다”며 “상황이 수습되면 사퇴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도 “정치 문화를 잘 몰라 그런 말(비례대표 의원 사퇴 종용 발언)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내홍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은 이날 의총에서 원내대표 경선 연기 요구가 거부된 데 항의해 11일 경선 투표에 조직적으로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자칫 ‘반쪽짜리 원내대표 경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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