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가당찮게 논개?”…전여옥 “러브레터 이제 그만”

  • 입력 2005년 2월 16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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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왼쪽)과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 동아일보 자료사진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왼쪽)과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 동아일보 자료사진
“전여옥 대변인, 대변인직에 연연말고 박근혜 대표를 위해 효녀 심청이 되시오.”(12일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

“심청이라고요? 차라리 돼지저금통으로 선거치렀다면서 그 측근이 불법선거자금을 받는 거짓을 청소하는 논개가 되겠어요.”(13일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

“가당치도 않게 의기 논개라니, 너무 착각 한 것 같군요.”(16일 이기명 고문)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과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의 말싸움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이씨는 16일 노사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전 대변인은 평소 한번이라도 의기 논개처럼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목숨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해 본적이 있느냐”면서 “충절 의기 논개를 입에 올린 것이 논개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전 대변인이)논개의 아름다운 이름까지 빌려서 자신을 과대 포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속 좁은 생각이 든다”면서 “어느 구석이 논개와 같은 충절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솔직하게 말해서 전 대변인과 논개 사이에는 여성이라는 것 말고 비슷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면서 “누구라도 논개와 전 대변인의 긍정적 공통점을 지적해 준다면 즉시 사과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의기 논개를 욕되게 한 원인 제공자가 되었으니 왜장을 안고 남강에 뛰어든 의암과 사당을 찾아 사과하러 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 대변인이 지난해 인터넷 칼럼에서 박 대표를 비판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박 대표의 ‘충신’이 됐는지 민망스럽기까지 하다”면서 “'여성들에게 테러리스트가 돼라'고 소리 높이 외쳤던 전 대변인이 이제는 언어의 테러리스트가 됐다”고 쏘아 붙였다.

그는 또 “전 대변인이 과거 수백억 정치자금을 받은 한나라당 ‘차떼기’ 고위 간부와 군부 독재세력 국가보안법으로 민주인사 고문한 인사 등과 함께 강물에 뛰어 들어 함께 죽는다면 논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심청이도 좋고 논개도 좋지만 이제 좋은 말 가지고 하는 못된 짓은 그만하라”면서 “여야 가릴 것 없이 대변인은 상대당의 속만 뒤집어 놓으면 잘 하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나는 전 대변인이 진정한 ‘효녀 심청’과 ‘의기 논개’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그 때는 대통령의 측근임을 빙자해 땅 투기나 한다는 나 같은 인간이 시비를 거는 일은 없으려니와, 전 대변인에 대해 온갖 험담을 늘어놓던 지식인들도 ‘전여옥 만세’를 소리 높여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여옥 “예의상 한번 답장 했지만….”▽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어르신이 자꾸 ‘러브레터’를 보내셔서 예의상 한번은 답장을 해드렸다”면서 “하지만 계속 그런 게 오가면 다른 분들은 우리 둘이 진짜 좋아하는 줄 아신다”고 가볍게 받아 넘겼다.

그는 이어 “보내고 싶으시면 계속 보내시라고 해라. 개의치 않는다”면서 “이제 더 이상 답장은 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기명 글 전문]의기 논개와 전여옥 대변인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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