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신년공동사설 “농업에 역량 총동원해야”

  • 입력 2005년 1월 2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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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일 발표한 당보(黨報)·군보(軍報)·청년보(靑年報) 신년공동사설에서 "농사를 잘 짓는데 모든 역량을 총집중,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전당, 전군, 전민이 일심 단결하여 선군(先軍)의 위력을 더높이 펼치자'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공동사설에서 "올해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주공전선(主攻戰線)'은 농업전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공동사설은 "전체인민이 올해에 농업생산에서 근본적 전환을 이루려는 혁명적 각오를 가지고 모든 것을 농사에 복종시키고 농업무문에 필요한 노력과 설비, 물자들을 최우선적으로 무조건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당국이 체제위기의 근본원인을 농업생산력 약화에 따른 주민들의 굶주림과 체제충성도 약화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농업생산력 향상을 중심으로 한 경제난 해소 이외에 △체제결속강화 △남북한의 민족공조강화를 국정의 3대 목표로 제시했다.

▽남북관계 전망=공동사설은 "2005년이 6·15 공동선언 5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며 남북관계에 대해 "불신과 대결에서 화해의 협력의 관계로 전환되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공동사설은 "조국통일을 위한 새로운 전진을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민족자주공조 △반전평화공조 △통일애국공조 등 '조국통일 3대공조'를 실현하자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신년공동사설 분석'이라는 자료에서 "당(黨)창건·광복 60주년 행사 등을 계기로 민간급 행사의 적극적 추진 및 남북·해외동포들의 연대·연합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조국통일 3대 공조는 72년부터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북한의 '조국통일 3대 원칙'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정부보다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민간사회단체 등을 규합하겠다는 통일전선전술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미관계 및 핵문제 해결전망=올해 신년사에서 북한은 "미국의 반북정책이 전례없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반도의 전쟁위험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살하려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지난해 공동사설에서는 "존엄있는 우리식 사상과 제도를 전면 부인하고 위협하는 미국의 강경정책에는 언제나 초강경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이것은 자주권·생존권 수호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자위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柳浩烈) 교수는 "핵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대미비난의 수위를 낮추었다는 점에서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을 지켜보면서 명분을 찾은 뒤 6자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북한은 체제단속과 관련 "우리 사회주의 제도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려는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을 짓부셔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이 침습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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