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집권 3년차 ‘국정 大轉換’ 요구된다

  • 입력 2004년 12월 16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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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이달 말쯤 개각이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교체 폭과 대상 부처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고 있지만 “인사 요인이 있어서 한다”는 식의 개각이어서는 곤란하다. 지금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국정 운영의 대전환(大轉換)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 2년간의 국정운영은 실패였다고 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업무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2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외교 안보는 물론 경제와 민생,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는 것이 국민 절대 다수의 평가다. 그렇다면 바꿔야 한다. 대통령부터 국정에 대한 인식과 운영 스타일을 바꿔야 하고, 청와대와 내각도 더 능력 있고 실용적인 인물들로 바꿔야 한다.

남은 3년을 지난 2년처럼 보낼 수는 없다. 먹고사는 문제는 뒷전이고 개혁 타령만 하는 데 국민은 지쳤다. 경제는 추락하고 실업자는 넘쳐 나는데도 언제까지 편 가르기와 과거사 들추기를 통한 주류세력 교체에만 매달려 있을 것인가. 더는 안 된다.

그런데도 정찬용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분위기 쇄신이나 국면 전환용 개각은 없다”고 했다. “장관들 중 오래 하셨거나 지친 분이 있다면 개편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참으로 안이한 인식이다. 국정이 처한 상황이 그 정도로 풀릴 수 있다고 본다면 남는 것은 절망뿐이다. 새해에도, 그리고 그 다음 해에도 사람들은 소리만 요란한 개혁구호 속에서 “국민 노릇 하기 참 힘들다”는 자조(自嘲)의 말을 되뇌어야 할지 모른다.

시행착오도, 한(恨)풀이도 할 만큼 했다. 이제는 나라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국민을 하나로 묶어 내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이번 개각이 그 첫 단추가 되어야 한다. 국민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려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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