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일부 상임위 단독으로 열어 안건 처리

  • 입력 2004년 12월 15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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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15일 국회 운영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를 사실상 단독으로 열어 일부 안건을 처리했다. 한나라당은 여당 단독의 국회 운영을 비난하는 등 임시국회를 둘러싼 냉기류는 이날도 여전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조건을 달지 말고 국회로 들어와야 한다"며 등원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14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민생 개혁법안의 연내 처리를 다짐했다.

이에 따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5일 오후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예산안을 심사했다. 정기국회가 끝난지 6일 만에 재개된 소위였지만, 한나라당의 불참으로 정상적인 예산심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정세균(丁世均) 예결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예산안 계수조정 작업은 최소한 7일간의 심사 기간이 필요하므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22일까지는 예결위에서 손을 털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운영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16일 처리할 본회의 안건(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을 의결했다. 행정자치위는 법안심사소위에서 과거사규명법안의 처리 일정을 확정했다. 20일 공청회를 열고 22일 전체회의에서 다뤄 법사위로 넘긴다는 계획. 교육위도 법안심사소위에서 사립학교법안을 논의했다.

열린우리당은 법사위 소회의실에서 국가보안법 관련 전문가 토론회를 진행했다. 한나라당은 법사위 전체회의장을 8일째 점거한 채 농성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여당 단독국회를 강하게 비난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경고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도 이날 오후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 처리 협조를 요청하기위해 국회를 방문한 윤광웅(尹光雄) 국방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동의안에 반대하는 여당 의원들이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결국 처리가 무산됐다"며 여권 책임론을 부각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여야의 강경 자세와는 달리 속으로는 대화를 통해 경색 국면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타협의 물꼬가 트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은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데 양당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사실상 단독국회를 강행하면서도 주요 법안에서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은 한나라당의 등원을 위한 유도용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도 예산안과 이라크 파병연장동의안 처리를 위해서는 잠시나마 등원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남경필(南景弼) 원내수석부대표는 "열린우리당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4대 법안을 본격 논의하겠다고 약속하면 이번 임시국회에서 4대 입법 상정에 협조할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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