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의 성패 열쇠는 미국 손에

이달 15일 개성공단에서 첫 시제품이 생산된다. 10월 공장터 조성공사가 한창인 북한 개성공단.-동아일보 자료사진

15일 북한 개성공단에서 ‘역사적인’ 시제품이 생산된다.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의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개성공단 설치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한 지 4년 4개월 만의 일이다.

▽본격 가동=주방기기 제조업체인 리빙아트는 15일 공단 시범단지에서 처음 주방냄비세트를 생산한다. 9일부터 시험가동을 시작한 리빙아트 개성공장에는 본사 인력 15명과 북한 근로자 70명이 근무하고 있다. 북한 근로자에게는 57.5달러(약 6만1400원)의 월급이 지급된다.

개성공단의 경제 산업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우리은행은 7일 개성공단 지점 개점식 행사를 가졌으며, 한국전력공사는 내년 1월부터 배전선 방식으로 1만5000k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한다.

공단 왕래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통일부는 11일 북한방문 증명서 발급처리 기한을 현재 10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개성공업지구 방문 및 협력사업 승인절차에 대한 특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분당 2.3달러(약 2856원)를 내는 통신비도 0.5달러(약 521원)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며, 16일 남북협의에서 타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걸림돌들=4월 한국토지공사가 내놓은 개성공단 시범단지 분양공고는 ‘입주업체는 2004년 말까지 공장을 건축하여 입주 가동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2004년 12월 12일 현재 공단 시범단지 입주 15개 기업 중 리빙아트만이 시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다.

광통신 부품업체인 제시콤과 자동차 부품 금형제조를 하는 재영솔루텍 등 2개 업체는 전략물자 반출 문제로 사업자 승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 이전에 개성공단으로의 전략물자 반출에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 기업 관계자는 “북한 현지 인력이 저임금이라는 이점이 있는 반면 비숙련 노동자이기 때문에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의 교육훈련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