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부대 방문 극비추진 과정]암호명 ‘동방계획’

  • 입력 2004년 12월 8일 2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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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방문은 지난달 25일 노 대통령의 지시로 추진이 시작됐다. 노 대통령은 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과 권진호(權鎭鎬)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에게 “유럽 순방 후 귀국 길에 자이툰부대 장병을 격려하겠다”며 구체적인 준비를 지시했다.

아르빌 상황 열악…직항 포기

이후 NSC 사무처와 합동참모본부, 외교통상부, 대통령경호실 등은 극소수로 합동 준비팀을 구성하고, 자이툰부대 방문 계획을 준비했다. 이번 이라크 극비 방문 계획의 코드명은 ‘동방계획’.

준비팀은 당초 노 대통령이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곧바로 아르빌 공항으로 가는 방안을 고려했다. 그러나 아르빌 공항의 규모와 열악한 상황 때문에 이를 포기하고, 쿠웨이트나 터키를 경유하는 방안을 검토한 끝에 쿠웨이트 경유로 최종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아르빌 공항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고, 야간 관제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일정이 도중에 변경되었다. 노 대통령이 아르빌 공항에 아침 시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쿠웨이트 도착 시간을 오전 5시로 정해놓고 프랑스 출발 일정을 조정한 것.

이 때문에 파리에서 떠나는 시간이 당초 7일 오후 4시에서 오후 8시로 4시간 늦춰졌다. 이 같은 일정 조정 때문에 노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4시간을 더 머물게 됐고, 이에 따라 프랑스 상원의장 면담과 루브르박물관, 퐁피두센터 방문 일정이 추가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고위급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에 노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 사실을 사전에 통보했으며, 이라크 현지의 다국적군 사령부에도 이를 통보했다.

프랑스 방문일정도 변경

또한 이라크 과도정부에는 노 대통령이 이라크 상공을 벗어난 직후인 8일 오전 11시 40분경 임홍재(任洪宰) 주이라크 대사가 사드 알 하야미 이라크 외무장관 대리에게 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것으로 방문 사실을 알렸다. 노 대통령이 C-130 수송기를 타고 이라크 상공을 비행할 때에는 미 공군이 엄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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