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美 일부서 北붕괴론 거론…北 더욱 위기감 느끼는것”

  • 입력 2004년 12월 6일 18시 24분


코멘트
프랑스를 공식방문 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5일 오후(현지 시간) “북한의 체제 문제를 걸고 들어가는 한 붕괴를 원치 않는 중국, 한국과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체제 교체)를 해야 된다고 하는 나라들과의 사이에 손발이 안 맞게 돼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파리 인터콘티넨털 르그랑 호텔에서 현지 교민 350여 명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미국과 일부 서구 국가들에서 북한의 체제가 결국 무너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더 불안해하고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관련국간에 손발이 안 맞을 경우) 북한 핵 문제가 안 풀린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어떻게 손발을 맞추느냐가 우리의 과제이고, 그것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는 한국이 가장 강한 발언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한국은 북한의 아주 조그만 일로부터도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혹시 누구랑 얼굴을 붉혀야 한다면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다”고 ‘한국의 주도적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발언이 북한의 체제 문제를 놓고 한국, 중국과 미국이 대립하는 것처럼 비치자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간담회 후 “노 대통령이 말한 ‘미국과 일부 서구국가들’, ‘레짐 체인지를 해야 된다고 하는 나라들’이라는 표현은 그 나라의 정부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 국가 내부의 일부 사람들, 일부 목소리가 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내 네오콘(신보수주의)세력을 겨냥한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리=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