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盧대통령 ‘북핵관련 발언’ 공방

  • 입력 2004년 11월 14일 18시 37분


한나라당은 14일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2일(현지시간) 북한 핵 문제에 관해 발언한 내용이 북핵 개발을 용인하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있어 외교문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민족의 안보 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한나라당 주장을 반박해 여야간에 논란이 빚어졌다.

한나라당 국제위원장인 박진(朴振) 의원은 “대통령이 북한의 핵 개발을 두둔하는 것처럼 보여 국민의 혼란을 불러올 뿐 아니라 북핵 6자회담에서 회담 참가국들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기본정책 방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인데, 북의 핵 개발을 ‘자위적 수단’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정부 정책의 기조가 달라졌다는 오해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황진하(黃震夏) 의원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민족(북한)을 미국 등 우방국들과의 외교 관계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구심만 증폭되고, 북핵 문제 해결엔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이미 수십 번의 검토를 거쳐 채택된 것으로 그동안 다 나온 얘기”라며 “한나라당은 내용도 잘 모르면서 아마추어의 시각으로 재단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유선호(柳宣浩) 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에 (북핵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본다”면서 “중대한 북핵 문제에 대해 야당이 별것도 아닌 점을 문제 삼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