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입법부를 능멸하나, 묵과하지 않겠다"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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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12일 한미미래동맹정책구상(FOTA) 회의 자료를 국회에서 공개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가 수사 의뢰를 검토중이라고 밝히자 “입법부를 능멸하는 행위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노 의원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입법부의 고유권한행사에 수사의뢰 운운한 국방부에 대해 제반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국방부가 숨기려고 하는 것은 ‘국가기밀’이 아니라 ‘국익에 반하는 잘못된 협상내용”이라고 재차 비난했다.

노 의원은 “현재 외교부와 국방부는 협상관련 모든 내용을 비밀로 묶어두고 국회의원의 열람조차 거부하고 있다”면서 “몇 쪽에 불과한 ‘비준동의안’만 던져놓고 국회의원더러 판단하라고 강요하고 있으나 몇몇 의원을 제외하고는 협상과정을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익에 반하는 잘못된 협상인줄 뻔히 알면서도 혼자서만 알고 있는 것이 국회의원의 자세인가”라고 반문한 뒤 “비준 여부를 결정해야 할 동료의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냉철한 판단을 당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방부가 당시 회의내용에 대해 ‘북한군이 전면 기습공격을 할 경우 현재의 미군 배치가 한반도 방어 작전 수행에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으로, 선제 정밀타격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내 기억에는 분명 ‘북한군이 전면 기습공격을 할 경우’라는 수식어는 없었다. 국방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FOTA회의록에는 ‘미국은 한반도에 첨단 C4I 체계를 도입할 것임. 이는 아군을 식별하기 전에 격퇴 가능케 함. 전쟁수행능력, 치명성, 생존성을 전반적으로 통합하고, 새로운 작계가 완성되면 전통적인 전쟁수행에 새로운 전쟁 수행능력이 추가돼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것임. 특히 C4I와 함께 첨단무기가 도입되면 정밀타격에 있어 가공할 능력을 가져다줄 것임. 발전된 전쟁수행능력을 위해 기지구조를 조정해야 함, 미2사단의 현 위치는 전쟁수행에 적합하지 않음.’이라고 적혀있었고 앞뒤 문맥도 똑같은 기조”라고 다시 한번 밝혔다.

노 의원은 “용산기지 이전협상과 연합토지관리계획 개정협정은 수 조원에 달하는 재정부담과 더불어 국가안보에 지대한 영항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국회의원과 국민은 그 내용을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난해 4월 FOTA 회의록을 인용, “미2사단을 평택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국방부, 노회찬의원 수사의뢰 검토

국방부는 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 의원이 1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해 4월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FOTA) 1차 회의의 회의록 일부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12일 “관련기관에 수사의뢰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FOTA 회의록을 인용해 “주한미군 2사단의 한강이남 배치는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을 위한 것이며 현재 작전계획에 정밀폭격 방안이 들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당시 회의에서 언급된 내용은 북한이 기습할 경우 현재 미군배치가 한반도 방어작전 수행에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었으며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은 현재 작전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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