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2월 ‘옷벗는 외교관’ 쏟아진다

외교통상부는 내년 2월 정기 재외공관장 인사 때부터 경쟁력 없는 고위직 외교관에 대해 사실상의 퇴출 결정을 내리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외교부는 그 대신 민간 전문가나 다른 부처 출신 공무원의 공관장 기용을 크게 확대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2일 발표된 ‘외교부 혁신 방안’은 고위직(12등급 이상·다른 부처의 1급)의 정년(만 60세) 보장과 공관장을 지낸 외교관은 보직 없이도 1년간 근무할 수 있는 ‘대명퇴직제’를 폐지키로 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정년 보장과 대명퇴직제 폐지를 법제화하려면 내년 상반기나 돼야 하기 때문에 그 이전이라도 혁신안의 취지를 최대한 실현하는 방향으로 공관장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월 인사에서 공관장에 임명되지 못해 바로 옷을 벗어야 하는 외교관은 적어도 4명이며, 공관장의 외부 수혈이 확대될 경우 ‘퇴출 외교관’은 1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내년 중 정년 보장과 대명퇴직제 폐지가 법제화되는 순간 바로 옷을 벗어야 하는 외교관이 상황에 따라선 20명이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외교부는 보직 없이 대기하는 기간이 1년에 가까워질 경우 일정한 보직을 줘 퇴출을 막는 식으로 대명퇴직제를 악용해 정부 안팎에서 ‘저글링(juggling·공 3개를 두 손으로 던져 올리는 놀이)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