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발령받은 김기홍씨 “국내銀 첫 北지점장… 영광”

  • 입력 2004년 10월 4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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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의 첫 북한 지점장이 됐다고 했더니 가족들이 ‘가문의 영광’이라고 좋아하시더군요.”

1일 발령받은 우리은행 김기홍(金起洪·사진) 개성공단 지점장은 “남북 경협의 기틀을 닦는 데 일조하겠다”고 4일 포부를 밝혔다.

김 지점장의 부모는 평안북도 정주, 장인과 장모는 개성 출신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9일 통일부로부터 개성공단 지점 설립허가를 받았다. 개성공단 지점 개소식은 황영기 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1월 초에 열릴 예정이다.

김 지점장은 다음주부터 개성과 서울을 오가며 영업점 개설 준비, 현지조사 등을 한 후 개소식과 함께 차장, 과장급 직원 2명과 개성공단에 2년간 상주한다.

개성공단에는 올해 10여개 기업이 입주하고 내년 200개, 2007년까지 2000개 기업이 들어설 전망이다.

김 지점장은 입주 예정 업체들을 찾아 자금 수요를 파악하고 정부가 만든 책자를 보며 북한 어휘와 지리 등을 익히고 있다.

자본금이 2000만달러인 개성공단 지점은 공단 입주 기업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설자금 대출, 송금, 수출입 업무 등을 담당하게 된다. 2006년 이후 흑자를 나타낼 전망.

그는 “상황을 봐 가며 추가로 인원을 늘릴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산망과 통신시설 등에 대한 남북한 당국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초기에는 업무를 수작업으로 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김 지점장은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고 업무 환경도 당분간 열악하겠지만 국가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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