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9월 30일 18시 4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한나라 “국보법 폐지도 국민과 함께”▼
한나라당은 지난달 29일 국민청원 추진을 시사한 데 이어 30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 투쟁을 선포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30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이 정권은 앞으로 3년밖에 남지 않았고 국민 지지율도 20%대에 불과하다”며 “여권이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정치적 약자’인 야당은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도 “한나라당은 국보법과 관련해 문제점에 대해선 마음을 열고 논의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여당이 폐지를 강행하면 야당은 국가체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그때 파생되는 문제는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이 국민청원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을 정치적으로 최대한 활용해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 그러나 언제 실제 행동에 나설지는 최종적으로 여론 동향과 여권의 대응을 보며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여고 야고 정쟁은 그만 집어치우고 민생을 챙기라는 것이 국민여론인 만큼 무턱대고 장외투쟁으로 내달을 수만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열린우리 “할테면 해 봐라” 맞불 자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국민청원 주장에 대해 “대국민 선동에만 골몰하는 무책임 정치의 전형”이라며 ‘할 테면 해 봐라’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이 이 같은 행태를 보일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맞불을 놓기보다 민생과 경제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겠다는 계산이다.
민병두(閔丙두) 기획위원장은 30일 “국가보안법 및 수도 이전과 관련해 청원 운운하는 것은 냉전시대의 낡은 이념논쟁을 통해 전면전을 하겠다는 의도와 함께 국민들을 세대결의 장으로 동원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종석(任鍾晳) 대변인도 이날 “야당이 주요 현안에 대해 자체적인 당론과 대안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골몰하고 있다”면서 “야당이 국회의 입법절차를 존중하지 않고 ‘여당이 망가져야 야당이 산다’는 식의 착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국민청원 주장이 자칫 장외투쟁으로 이어질 경우 여론몰이에서 밀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이 강공드라이브에 나설 경우 맞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지만 뾰족한 대응카드가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국민 청원이란:
국민이 국가기관에 대해 문서로 희망 사항을 청원할 수 있는 기본권으로 헌법 26조에 보장되어 있다. 청원 사항으로는 △피해의 구제 △공무원에 대한 징계 및 처벌 요구△법률 등의 제·개정 및 폐지 등이 있다. 입법청원의 경우 국회의원의 소개를 얻어야 제출할 수 있도록 국회법에 규정돼 있으나 국가기관에 대한 청원은 청원인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 주요 정책의 추진과 관련해 국민 청원을 제기한 예는 없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