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호랑이 북한엔 산다… 北 2003 환경상태 보고서

  • 입력 2004년 8월 29일 18시 56분


북한이 유엔환경계획(UNEP)에 제출한 ‘2003년 북한의 환경상태’ 보고서에 실린 북한 호랑이 새끼들. 이 호랑이 새끼들이 백두산 호랑이인지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사진제공 유엔환경계획
북한이 유엔환경계획(UNEP)에 제출한 ‘2003년 북한의 환경상태’ 보고서에 실린 북한 호랑이 새끼들. 이 호랑이 새끼들이 백두산 호랑이인지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사진제공 유엔환경계획
‘북한에 호랑이와 표범이 살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9일 북한의 환경상태 전반에 관해 상세히 기록한 ‘2003년 북한의 환경상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UNEP의 설득에 따라 지난해 말 완성해 제출한 것으로 27일부터 UNEP 홈페이지(www.unep.org)에 전문이 공개돼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남한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호랑이 표범 여우를 비롯해 지리산 등에서 극소수만 발견되는 반달가슴곰이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호랑이와 표범이 어디에 서식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또 불곰 산양 붉은사슴 등 희귀동물도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에서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 따오기는 북한에서도 1970년대 말 이후 관찰된 적이 없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이와 함께 전 세계에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진 고등식물 중 섬개야광나무 자주솜대 등 158종이 북한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주거용 및 농업용 석탄이 부족해지면서 땔감용 장작 소비가 늘어 북한의 산림이 줄었다고 밝혔다. 장작 생산량은 1990년 연간 300만m³에서 1996년 720만m³로 늘었다.

북한의 수질 오염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동강의 경우 2000년 4월 현재 대장균 숫자가 L당 31만1666마리로 북한의 자체 수질기준(L당 1만마리 미만)의 30배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대동강의 지천 중 하나인 휴암천의 대장균은 무려 기준치의 300배 이상인 L당 319만5000마리로 보고됐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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