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아나운서, 청와대 향해 ‘쓴소리’ 화제

  • 입력 2004년 8월 11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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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진행자 손석희씨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진행자 손석희씨
손석희 아나운서가 청와대를 향해 뼈아픈 지적을 해 화제다.

손 아나운서는 11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의 보도태도를 ‘완장문화’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먼저 이 수석은 “노대통령의 ‘완장문화’ 발언은 (언론과 같은) 특정 대상을 지적한 게 아니라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특권의식을 꼬집은 것”이라며 “그럼에도 전체적인 맥락은 무시하고 일부분만 특화시켜 (대통령을) 비난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손 아나운서는 “그런 오해를 푼다는 차원에서 좀더 자주 언론과 접촉을 하면 되지 않느냐”며 “이병완 수석뿐만 아니라 노대통령도, 예를 들면 저희 라디오와 인터뷰 못하실 이유가 없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손 아나운서는 이어 “초기에 노대통령이 토론공화국을 표방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잘 안한다”고 지적했다.

손 아나운서의 지적에 당황한 이 수석은 “토론공화국이라는 말씀은 언론과의 토론도 있지만 국정에서의 원활한 토론을 강조하신 것”이라고 얼버무릴 수 밖에 없었다.

이어서 손 아나운서는 지난 8일 이병완 수석이 언론의 경제비관론 보도를 두고 비판한 것에 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손 아나운서는 “이헌재 부총리가 ‘내년 성장률을 5%로 전망한 것은 희망치지, 꼭 그 수치대로 된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면서 “그렇다면 청와대가 언론의 경제비관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시는 것 또한 너무 부적절한 처사가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수석은 “경제는 흐름이고 흐름은 심리가 좌우한다”며 “그런 면에서 비관 일변도의 보도로 시장심리 경제주체들을 불안하게 하면 경제도 비관적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일부 언론의 비관적 보도는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자 손 아나운서는 “경제를 선순환으로 이끄는 보도를 강조하셨지만, 보도와 홍보는 구분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며 “혹시 비관적인 경제보도만 (청와대 측에) 보이는 것은 아니냐”며 청와대의 ‘언론 탓’을 꼬집었다.

손 아나운서는 “지표로만 나타난 데이터와는 달리 현실적인 체감경제는 상당히 어렵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방송이 나간후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네티즌들은 “손석희 화이팅! 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해 쓴소리를 해야한다(heeyanlove)”, “손석희의 입바른 소리는 계속돼야 한다. 여야를 떠나 옳고 그름을 지적하는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uj77777)”고 손 아나운서를 응원하는가 하면, “방송인 손석희씨가 왜곡된 언론에 빌미를 제공했다. 언론개혁의 갈길이 더 멀어졌다(andna2277)”고 비난하기도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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